고품질 과일·명인 선물세트 내세워 '정성 두배'
'플라스틱' 보다 '종이' 재활용 쉽고 친환경 포장 소재 눈길
사과·수급 이상 없으나 상품 비율 낮아 품위 간 가격차 '심화'
태풍 타격…수확포기 농

▲ 지난 7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중앙청과 과일경매장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집중 출하된 사과, 배의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박현렬 기자, 서정학 기자] 

올해 설 주요 제수용 농산물 수급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임산물인 밤의 경우 생산량이 감소한 반면 소비가 늘어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사과, 배는 지난해 이른 추석으로 대부분의 물량이 저장되면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뿐만 아니라 대형유통업체의 선물세트 판매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감류인 한라봉과 레드향, 천혜향도 수확량이 적지 않다. 밤은 수확기 태풍으로 낙과가 많고 수매가격 하락으로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많아 생산량이 적다. 반면 대추는 생육기 기상여건 호조와 결실률 증가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참조기와 명태, 민어류 등의 수산물은 생산량과 가격 모두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대형유통업체는 사전예약선물세트 판매가 전체 비중의 절반 이상을 넘어서면서 설 본 판매는 특색 있는 선물세트로 준비했다. 또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포장용기를 종이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온라인 업태의 경우 가성비에 초점을 두고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 특색상품 선물세트 집중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사전에 준비를 마친 사과, 배 선물세트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마트는 설을 앞두고 사과·배 선물세트 물량을 20~30% 늘렸다. ‘피코크 고당도 왕사과’는 지난해 대비 20% 낮은 가격에 준비했으며 지난해 할인 품목이 아니었던 ‘명품 왕사과’도 30% 가량 저렴해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직후 사과·배 시세가 낮게 형성되자 산지 선점과 사전 계약으로 저렴한 가격에 물량을 확보했다. 냉장 보관 시 150일 이상 보관이 가능한 신고 품종의 특성을 활용해 명절용 배를 대량으로 매입한 후 이마트 후레쉬센터와 각 지역 농가 창고에서 신선도를 보존했다. 사과도 비슷한 형태로 저장했다.

롯데마트는 과일 본연의 가치인 맛에 집중한 ‘황금당도 천안배, 충주사과’ 프리미엄 과일세트를 선보였다. 대과로만 선별된 상품을 대상으로 100% 비파괴 당도체크를 통해 일반 과일대비 당도가 20% 가량 높은 상품으로만 다시 한 번 엄선하는 과정을 거쳤다. 상품구성의 과정과 기준이 엄격해 준비할 수 있는 선물세트 양이 제한됨에 따라 1000세트를 한정 판매한다.

이외에도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을 받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산지뚝심 충주 GAP 사과’와 ‘산지뚝심 천안 GAP 신고배’ 과일세트를 선보였다.

이성융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과일 본연의 가치인 맛에 초점을 두고 준비한 황금당도, 산지뚝심 선물세트로 품격 높은 선물을 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미식가들을 위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최근 요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인들에게 명절 선물을 할 때도 맛과 품질을 살린 이색적인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선물세트에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맛집 세트'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만든 선물세트, 이색 재료 세트 등을 강화해 선보인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명인들의 선물세트를 총 8종 준비한 점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소금으로 밑간한 특화 소금 굴비 4종을 선보였다. 소금 굴비세트는 자염, 죽염, 해양심층수 소금 등 국산 소금 3종과 프랑스산 게랑드 소금으로 밑간해 특화한 상품이다.

또한 사과, 배 등 과일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의 완충재를 재활용이 쉬운 종이소재로 바꿨다. 이번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박스도 업계 최초로 도입하고 신선식품 배송시 사용되는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11번가는 1만~3만원 상품을 200여종 선보이며 G9는 매일 4가지 제품을 선정해 초특가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또한 1만~2만원대 가성비 상품과 3만~5만원대 인기제품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티몬은 1400여가지 상품을 최대 87% 할인하는 설날 기획전을 마련했다.   

# 사과, 배 수급 이상無

지난해 사과, 배 저장 물량은 전년대비 많으나 상품의 비율은 낮다. 이에 전체 수급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품위 간 가격차가 심화될 전망이다.

가락시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7% 증가한 50만9000톤 정도로 예상된다. 생산량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태풍으로 흠집이 발생한 과가 많다. 또한 병충해, 착색 부진 등으로 저품위 사과 비율도 전년보다 높다. 2019년산 사과 저장량은 후지 생산량 증가와 지난해 추석 이후 사과 도매가격이 낮게 형성돼 저장량을 늘린 농가가 많아 전년 대비 많을 전망이다. 후기 일조량 부족으로 착색이 지연돼 수확이 지난해 보다 10일 가량 늦어지면서 경도(저장성)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배 생산량은 단수 증가로 전년 대비 3% 증가한 21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10월에 연이은 태풍으로 낙과가 일부 발생했지만 생육 후기 과 비대가 양호해 대과 비율이 높다. 그러나 수확기 지속된 비로 얼룩과가 많아 품위 간 가격차가 높을 전망이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사과, 배의 경우 얼룩과가 많고 백화점에 납품할 수 있는 A급 상품이 거의 없다”며 “배는 지난해 수확기 지속된 비로 수확을 하지 못한 농가가 많으며 바람이 들거나 거뭇거뭇한 물건이 많다”고 밝혔다.

이 전무이사는 이어 “사과 5kg 상품 13입이 2만2000~3만원, 배는 7.5kg 10입이 2만5000~3만2000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며 “만감류인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도 지난해 수준인 각각 5kg 상품기준 1만8000~2만2000원, 2만6000~3만2000원, 2만8000~3만5000원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사과, 배 수확 시기 비가 많이 내려 무른 물건이 많다”며 “유통단계에서 부패가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밤 가격 오름세, 대추 가격 지난해 수준

제수용으로 흔히 사용되는 밤은 이달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밤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4만4000톤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수확기 태풍으로 인한 낙과가 많고, 최근 밤 수매가격 하락으로 수확을 포기하는 임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겨울철 군밤용과 설날 제수용 소비 유인이 더해지면서 밤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임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서 집계된 밤의 이달 소비지 평균 가격은(지난 4일 기준) 특등급 kg당 7005원, 상등급 5544원, 보통등급 3969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2.08%, 2.27%, 3.63% 올랐다. 

반면 대추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은 증가한 반면 품질은 떨어지는 게 많아 설날 수요가 늘더라도 큰 가격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대추 생산량은 생육기 기상여건이 좋아 결실량이 늘었던 관계로 전년 대비 5% 증가한 1만1300톤 내외로 추정된다. 게다가 결실량이 많았던 만큼 과 크기가 작고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설날 수요가 늘더라도 가격이 하락하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서 확인된 이달 건대추 소비지 평균가격(지난 3일 기준)은 특등급 kg당 2만2391원, 상등급 1만6590원, 보통등급 1만3014원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 조상진 산림조합중앙회임산물유통센터 영업과장은 “밤의 경우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감소돼 지난달부터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등급의 평년가격이 kg당 5000원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설 이전까지 8000~9000원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반면 대추의 이달 가격은 지난해 1만6000원~2만원대로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산물 수급 ‘안정세’

설 명절 수산물 수급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냉동갈치 소비자가격은 kg당 1만1만4264원으로 전년대비 10.1% 가량 높았으며 냉동명태 소비자 가격은 kg당 3422원으로 전년대비 4.3% 낮았다. 참조기는 2만6386원으로 전년대비 10.3% 하락했으며 마른멸치(중멸) 소비자 가격은 kg당 2만7230원으로 전년 대비 5.6% 상승했다.

이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설 명절 수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명태 3654톤 △오징어 351톤 △갈치 137톤 △고등어 339톤 △참조기 421톤 △마른멸치 65톤 등 정부비축수산물 4967톤을 공급한다. 또 수협바다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명태, 굴비 등을 할인판매하기로 하면서 명절 수산물 수급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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