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자 '이전' 입장 피력…개보수로 끝날까 우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 1997년 개장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재건축 시설현대화사업이 확정된 가운데 구리시와 구리농수산물공사가 이전의지를 피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안승남 구리시장과 김성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지난달 송년회 자리에서 구리도매시장을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재건축 시설현대화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개설자가 이전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해 시설현대화가 단순 개보수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매시장 이전과 관련된 연구용역이 현재 마무리됐으며 이전 부지 또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지는 사노동 테크노벨리 부지이다.

이 같은 과정속에서 구리농수산물공사가 지방비를 확보하기 어렵자 시설현대화사업 추진 금액을 줄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설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와 구리시, 서울시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 예산 편성을 위해 요구하는 자료가 다르다보니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확인한 결과 구리농수산물공사는 당초 확정된 433억원이 아닌 200억원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시설현대화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도 관련 사업비 축소에 문제가 없는지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리도매시장은 2017년 농식품부에 재건축 시설현대화 관련 계획서를 제출해 안동도매시장과 함께 최종사업지로 선정됐다. 당초 계획서에 제출한 금액은 570억원 정도였으며 최종 결정된 금액은 433억원이다. 당시 구리농수산물공사는 도매시장 산물동 재건축, 다목적 경매장과 소분포장 신축, 저온저장고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0억원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사업을 집행할 경우 이중 하나라도 추진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시장 종사자들은 이전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했는데 구리시와 구리농수산물공사가 공식적인 자리마다 이전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며 “이전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데 힘들게 받은 정부의 시설현대화사업 예산을 환수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 시장은 시설현대화에 대한 관심은 없고 본인의 업적을 쌓고자 ‘도매시장+푸드테크’ 추진에만 매몰돼 있다”며 “이전을 하루라도 빨리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재건축 시설현대화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구리시에서 433억원 투입에 비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재건축 시설현대화사업을 현 시설 개선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전을 하루아침에 할 수 없는 만큼 투트랙 전략으로 재건축 시설현대화와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시설현대화사업이 축소되기는 하겠지만 진행은 할 것”이라며 “현재 지방비 확보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