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간 긴장감 지속
유가인상 이어질라 '전전긍긍'
농협 가격 인하 기조 지속
환율·물가·인건비도 인상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농약 원제 등에 대한 정부의 할당관세 인하가 시행됐지만 작물보호제(농약) 업계의 새해 분위기는 무겁기만 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의 가격인하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동지역 긴장감이 유가인상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020 할당관세 등 탄력관세 운용계획’이 국무회의에서 확정, 산업 경쟁력 제고, 중소기업·농업인 등 취약분야 지원을 위해 설비, 원재료, 기초원자재 등에 대한 할당관세 지원을 실시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77개 물품의 관세율을 인하하고, 14개 물품의 관세율을 인상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축산농가 생산비 절감을 위한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용 원료 등 17개 물품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농업인 지원을 위한 농약 원제, 요소 등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가 포함됐다.

특히 농약 원제의 경우 기본관세율이 2%지만 지난해 1%로 인하한데 이어 다시 1%포인트를 더 인하해 0%가 됐다. 이는 전체 농약 원제 등의 수입액이 4000억원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대비 40억원, 2018년 대비 80억원을 지원받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분위기는 여전히 무겁다. 그간 지속적인 가격인하로 업계의 경영이 어려워진 가운데 올해도 농협으로부터의 가격인하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 누적된 가격인하 부담으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물가인상분, 인건비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더 이상 가격인하는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입장은 완강한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올해 농협 계통구매계약 협의 과정에서도 농협은 ‘가격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작물보호제 제조사 관계자는 “환율, 물가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4% 정도는 가격이 인상돼야 직원 급여 인상분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되는데 농협의 가격인하 요구로 힘든 상황이다”며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고 있어 정부의 할당관세 인하 지원은 감사하지만 효과는 사실상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작물보호제 제조사 관계자도 “할당관세 인하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현재 업계는 농협의 가격인하 요구와 치솟는 환율로 그 이상의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라도 발발하면 유가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삼중고에 시달리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농협 농약계통구매가격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소폭의 가격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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