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김연화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지난해는 축산업에 큰 시련을 던져 준 한 해였다. 미허가축사 적법화, 가축 분뇨냄새에 따른 민원,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축산인들에게는 급격한 고통과 불안을 안겨줬고 심지어는 축산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지로 내몰리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 축산인들이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우리 축산업은 약 19조원규모로 성장했고 우리 국민 1인당 축산 식품의 섭취량도 53.9kg에 육박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렇듯 팽창사회 중심의 가치가 만연되다 보니 개개인의 이익에 집착한 나머지 함께 협동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문화는 등한시한 감이 없지 않다. 결국 각 이해집단간의 자기 밥그릇을 챙기는 데에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고 공생하는 데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최근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저성장과 저투자,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수축사회로 진입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다양한 이해 집단의 새로운 갈등과 요구들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축산업계 또한 다르지 않다. 이전에는 한 번도 접해 보지 않던 가축분뇨냄새에 대한 동네 주민들과의 갈등이나 미허가축사 문제로 빚어지는 갈등은 최근 들어 환경문제, 동물복지 문제로까지 확대되어 점점 축산 농가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는 실정이다.
 

본래 축산업의 기초는 가축(家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과거에는 당연시 되었던 것들이 최근에는 위생·안전·환경·동물복지까지 거론되며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켜달라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이나 위생은 필수이고 동시에 얼마나 환경 친화적이며 동물 복지적 측면까지 고려한 축산물인가에 따라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매우 다양해 질 것이다.
 이제 축산농가도 변화와 혁신의 자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와 갈등 요인들을 사회 변화와 소비자 니즈 및 트렌드 변화에 따른 숙명의 과제로 받아들이고 생산하는 축산물에 이러한 요구를 반영한 브랜드와 디자인을 적용해야 할 시점이다. 
 

축산인 스스로가 얼마나 소비자 지향적인 친환경 축산을 위해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사육했는지 어떤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축산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지가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축산 식품으로서의 선호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불신으로 인한 많은 비용을 부담하며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 왔다. 이제 수입 축산물과 경쟁하며, 국내 축산물에 대한 차별성과 가치를 높이는 길은 소비자에 대한 진실 되고 투명한 생산 및 유통 정보 공유이다.
 

또한 방역관리에서도 깨끗한 축사를 통해 사전 예방적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기본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키는 일이 곧 소비자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로 나타날 것이다. 지속가능한 순환형 사회를 함께 구축하기 위해서는 축산시설의 환경조성에도 변화를 시도하고 모범적인 선진 축사시설은 소비자에게 공개하여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축산인들이 지역민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계를 많이 만들고 늘 사회적 책임을 갖고 지역사회와의 공동·협력적인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깨끗한 환경을 지키는 제1차적 역할로서 축사 방역에 솔선수범하고 아름답고 깨끗한 동물 복지적인 환경에서 사육된 축산물을 공급하며 소비자와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사육 시스템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위생적이고 과학적인 유통과정도 소비자에게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경자년이 축산업계에 한 단계 승화하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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