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농약(작물보호제) 유통구조 선진화의 과제 (1) 농약가격이 비싸다?

지난 20년간 농약가격은 사실상 동결
지역·구매처·시기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최저가와 비교해 생긴 오해
이한태 기자l승인2020.01.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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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인 농자재인 농약(작물보호제). 하지만 그 가격에 대한 논란은 항상 식을 줄 모르는 농촌의 화두 중 하나다. ‘비싸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농약가격을 유통구조를 통해 되짚어 보고, 선진화를 위한 과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1) 농약가격이 비싸다?

농촌 현장에서 농업인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농약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설명해주는 이는 없다. 이에 과연 농약가격은 비싼 것인지, 비싸다면 과연 얼마나 비싼 것이며 이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알아본다.

# 생산비의 4.5%에 불과

통계청 농축산물생산비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논벼 재배농가의 생산비 가운데 농약비용은 10a당 3만135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묘비 2만208원 보다는 비싸지만 비료비 5만4635원보다는 낮은 수치다. 이를 10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할 경우 농약비는 3201원(11.4%)이 올랐으며 종묘비와 비료비는 각각 8069원(66.5%), 719원(1.3%)이 인상됐다. 10년 간 가장 가격이 낮았던 때와 비교하더라도 비료는 2011년 4만2664원 대비 1만1971원(28%)이 인상된 반면 농약은 2013년 2만4982원보다 6368원(25%) 오르는데 그쳤다. 종묘는 2009년 가격이 가장 낮았다.

전체 농자재 생산비에서 농약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 않으며 농약가격의 변화도 크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 농가경제조사 자료에 따르면 농업경영비는 2018년 2284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종묘비, 비료비, 농약비 등을 포함한 재료비는 93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농가구입가격지수에 적용된 가중치 등을 토대로 역산하면 종묘비는 102만원, 비료비는 145만원, 농약비는 109만원, 사료비는 505만원, 영농자재비는 69만원이 나온다. 전체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종묘 11%, 농약 11.7%, 비료 15.6%, 사료 54.3%, 영농자재 7.4%로 계산된다. 농업경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종묘 4.8%, 비료 6.3%, 농약 4.8%, 사료 22.1%, 영농자재 3%로 더 크게 감소한다. 2019 농약연보 자료에서도 농약비는 103만원으로, 농업경영비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4.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 최저가와 비교

전체 생산비에서 농약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인들이 농약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농업인들이 체감하는 농약가격은 실제 개별 농가가 구매하는 가격인데 이 가격이 판매하는 곳마다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구매처, 구매시기 등에 따라 발생하는 가격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가장 가격이 낮은 장소의 최저 가격과 비교를 하곤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농협을 중심으로 농약 가격인하가 지속적으로 추진돼 절대적인 기준에서의 농약가격은 수년간 인상되지 않았다. 특히 농협을 통한 농약 계통거래 비중이 50% 수준인 가운데 농협의 계통거래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져 농약가격을 낮추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왔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농약가격은 일본의 농약가격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싸다고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이유를 찾기란 쉽지 않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가에서 ‘농약가격이 비싸다’고 얘기할 때는 대부분 주변 조합과의 가격 차이를 거론하면서 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합마다 사정이 다르고, 시판의 경우도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제품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항상 인근 최저 가격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을 해결해주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학순 한국작물보호협회 이사도 “농약이 비싸다는 인식이 많지만 실제 농약가격은 지난 20여년간 한번도 인상되지 않고 동결 내지 인하돼 왔다”며 “전체 농업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 수준으로 낮을 뿐만 아니라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생산량이 늘고,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게 돼 소득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태 기자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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