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무, 가격 약세·다음달 홍수 출하
양배추, 상품 적고 일부 품위 강세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품위 좋은 양배추, 8kg에 1만원까지↑
시세차익 노린 수입업자로 인해 농가 ‘이중고’
당근, 태풍으로 인해 출하량 적어
20kg 상품, 지난해 대비 1만원 가량↑

 

월동무, 양배추, 당근 출하가 한창인 제주도 지역의 출하자들은 한 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태풍 피해 이후에 재정식·파종한 물량 관리에 여념이 없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구가 작고 지난해 대비 수확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상품도 적기 때문이다. 출하자들은 지난해 가을 세 번의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향후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향후 무, 양배추, 당근 등에 대한 수급 동향과 가격에 대해 짚어봤다.

 

▲ 월동무는 홍수 출하가 예상됨에 따라 다음달부터 가격 약세가 예상됐다. 사진은 도매시장 관계자들이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월동무 다음 달부터 홍수 출하로 가격 약세 지속

제주 월동무의 경우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적어 시장 반입량이 크게 줄었지만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장 내 재고가 많다. 매잔품이 처리되지 않아 경매장 밖에서 무를 받고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20kg 상품가격이 3만원을 넘었지만 지난 20일 기준 상품가격은 1만8000원 정도이다. 지난해 보다 1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지만 출하자 입장에서는 태풍피해를 감안할 때 만족할 수 없는 가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겨울철 높은 기온으로 재파종 된 물량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출하될 것으로 예상돼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는 홍수출하가 우려되고 있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2팀 팀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2월 기온이 낮으면 가격이 지금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기온이 높아 생육이 좋아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2월에는 별다른 소비 특수가 없는데 반입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양배추 상품 적어... 다음달 일부 품위 가격 강세

다음달부터 제주 양배추 출하가 활발해지겠지만 상품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만 해도 42망(42cm), 45망(45cm) 양배추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대부분 36망(36cm)망으로 구가 크고 좋은 품위의 양배추를 찾기 어렵다. 현 상황에서 양배추 소비도 월동무처럼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장 내 재고가 많다. 이 때문에 도매가격이 kg당 750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다음달 출하될 제주 양배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소비저하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위의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구가 크고 품위가 좋은 양배추의 경우 kg당 1000원 이상을 형성해 8kg 상품이 1만원 정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시세차익을 노린 업자들이 수입양배추 취급을 늘릴 수 있어 농가들은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당근 당분간 가격 보합세

당근도 태풍피해로 수확량이 지난해 대비 크게 줄었으며 구가 작아 상품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20kg 상품 당근가격은 지난해 대비 1만원 가량 높은 3만~3만5000원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 당근 출하는 전체 물량 중 50% 가량 진행됐다. 오는 4월 중순까지 출하되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도 2개월 이상이 남았지만 출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와 비슷한 가격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가격 강세를 예상해 조기에 파종한 당근의 수확시기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 당겨지겠지만 제주 당근 출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출하될 것으로 보여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허상현 동화청과 채소팀 부장은 “지난해 제주 당근의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크게 늘어 처치가 곤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태풍 때문에 반대 상황이 됐다”며 “작황이 크게 좋지 않은 농가들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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