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농업인 조합원 소득제고·지위향상
산지조직화와판매농협 육성
회원조합과의 공생발전 강조

[농수축산신문=이한태·이문예 기자] 

▲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이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당선통지서를 받아들고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사진=엄익복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한 가운데 농업계에서는 ‘농업협동조합’다운 농협을 만드는 중앙회장이 돼 달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농업인 조합원의 소득제고와 지위향상, 회원조합과의 공생발전 등을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한국농축산연합회, 농민의길 등 농업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 하루 전인 지난 1월 30일 공동성명을 통해 “농업협동조합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으로 조합원 간의 협동을 통해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과 회원인 지역농협의 공동이익 증진,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며 “농협에 대한 조합원의 불신과 지역농협과 중앙회 간의 갈등을 직시하고 협동조합의 정신을 살려야 할 때”라고 농업협동정신에 기반한 변화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전국 지역농협 325개 조합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변화될 농협상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최근 제시했다. 요구안에는 △회원조합이 경쟁력 있는 조직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중앙회의 역량을 집중 △농정에서 농업인의 대변자 역할 충실 △중앙회장 선출방식 직선제로 전환 △중앙회 계통구매사업 획기적 개선 △중앙회와 회원조합 간 사업 경합 원천 해소 △도시조합 신용사업자산의 3% 이상을 농축협이 공급하는 농축산물 판매에 사용 의무화 △지자체 금고 수익금 자지체 협력사업비로 전액 지원해 농협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 △보험과 카드사업이 회원농협과 조합원의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사업구조 재편 등이 담겼다.

특히 농업계가 바라는 농협상에는 농협이 판매농협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려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농협이 수익 등 사업성이 아닌 농업인의 실익과 권익 증진을 위해 앞장서야 하며 이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 조직 개편, 조직운영 체계 선진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권승구 동국대 교수는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은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시장에서 농업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조직화뿐이다”며 “농협은 농업인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에 맞게 산지조직화와 판매협동조합의 역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교수는 “능력 있는 직원을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직원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도 “중앙회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만하고 비대한 중앙회 조직을 어떻게 효율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다”며 “중앙회 조직을 통합, 슬림화해 그 이익을 조합원인 농업인과 회원조합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산지유통은 회원조합 중심으로, 도·소매 등 소비지 유통은 중앙회 중심으로 전환해 판매가 주가 되는 농협이 돼야한다”며 “특히 중앙회는 농협의 약점으로 꼽히는 온라인 등 새로운 소비·유통 트렌드에 맞춰 변화에 적극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성희 신임 회장은 지난 1월 31일 농협중앙회 본관 회의장에서 열린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결선 투표에서 총 293표 중 177표(득표율 60.4%)를 획득해 차기 농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10명의 후보자가 나선 1차 대의원회 투표에서는 28%의 득표율을 얻어 1위로 결선 투표에 올라 2위 유남영 후보와 경합을 벌였다.

이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치유농장 도입·육성 △유통 혁신 △10대 작물 수급예측 정보시스템 구축 △중앙회 사업 개편 △농업인 소득 안정화 제도 도입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조합장 중심 지주·자회사 지배구조 개혁 등을 약속했다.

이 신임 회장은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약속드렸던 여러가지 공약사항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이 제시했던 공약들도 수용해 협동조합이 올곧게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귀를 열고 협동조합이 농업인의 곁으로, 조합원의 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24년 1월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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