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우유 소비량 20% 이상 감소
유통업체 찾는 소비자 발길 ‘뚝’
학교 방학·유치원 휴원 겹쳐 타격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업체들도 이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겨울 기상 여건 호조로 원유생산량은 평년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원유생산량 추이를 살펴보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유업체들의 상황에 대해 짚어본다.

 

#원유생산량 증가에도 불구, 소비 감소 뚜렷

국내 유업체들은 따뜻한 겨울 날씨로 원유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연초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낙농진흥회 일평균 원유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증가한 5668톤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낙진회의 일평균 원유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7% 감소한 4767톤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한 잉여량은 약 900톤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평균기온이 전년 대비 2.8℃ 높게 나타나 원유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설 명절과 국내외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겹치면서 수출과 소비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분유재고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학 시즌에 터진 코로나19로 국내 유업체 ‘이중고’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방학시즌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유업체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우유급식이 진행되지 않는 방학시즌에는 일반 소비시장이 활성화돼야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데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마트 등 유통업체를 찾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세우유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대형마트에서의 우유 소비량이 20% 이상 감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우유 소비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일선 학교들이 하루빨리 개학해 우유 급식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1위 유업체 서울우유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우유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 유통 업체를 직접 찾는 소비자가 줄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든 만큼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했던 것보다는 유통 흐름이 대체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일선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휴원하는 유치원이 늘어나는 등 소비 감소의 위협은 여전히 있다”며 “사태 추이를 잘 살펴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색 시유 대중국 수출 ‘차질’…사태 장기화 시 매출 감소 등 우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지속적인 확산세를 보이면서 국산 백색 시유의 중국 수출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업체 중 백색 시유 대중국 수출을 가장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A업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대중국 수출량이 평소보다 3% 정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A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코로나19 최초 발생 지역인 우한시에 들어가는 물량만 줄어 수출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19 발생 지역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중국 당국의 격리 조치와 교통통제 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평소처럼 수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매출 감소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산 백색 시유가 중국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와중에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 국산 백색 시유의 대중국 수출이 조속히 정상화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으로 백색 시유에 비해 저장기간이 긴 분유를 주로 수출하고 있는 B업체의 경우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으나 중국 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돼 예정된 수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물류 보관비용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후 발생하는 상황들을 예의주시해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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