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치 인정받고, 자금 조달까지
홍보크라우드 펀딩 효과 높이려면 플랫폼 특성 맞춘 준비 필요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농식품 분야와 관련해 사업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금이 부족하고 소비자 반응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대안이 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에게 사업과 제품의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자금까지 조달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농식품 분야 크라우드 펀딩의 방법과 효과를 알아봤다.

▲ 농식품분야 투자유치 방안으로 크라우드 펀딩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와디즈에서 진행된 ‘당신의 과수원’ 펀딩 페이지.

# 온라인 플랫폼 통해 투자자 모집…펀딩금액 수십만원에서 억대까지

크라우드 펀딩이란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후원이나 기부, 투자 등을 목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펀딩 사이트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플랫폼에 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기업이나 제품 등 투자상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면 이를 보고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로부터 일정기간 동안 투자를 받는 방식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농식품 분야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는 ‘와디즈’와 ‘오마이컴퍼니’, ‘크라우디’ 등이 있다. 이들 플랫폼에서는 기업 지분에 투자하거나 기업이나 개인이 생산한 제품·서비스에 투자하는 식으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

와디즈에서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약 15개 농업회사법인·농식품 기업의 크라우드 펀딩 이 진행되고 있었다. 펀딩 금액을 살펴보면 지분투자형으로 진행된 농업회사법인 ‘에스에스바이오팜’ 크라우드 펀딩 결과 2억6930만원의 펀딩액이 조성됐으며, 제품·서비스투자형으로 진행된 ‘농업회사법인 담우’의 ‘한입장아찌’ 크라우드 펀딩 결과로는 76만5000원이 모금됐다. 오마이컴퍼니도 최근 농식품기업 ‘친환경식품’과 쌀문화복합공간·정미소인 ‘동네, 정미소’를 대상으로 펀딩 모집을 한 결과 각각 8860만원, 8100만원의 투자금을 조성했다.

 

# 홍보 효과 크고 소비자 반응 알 수 있어 좋아

크라우드 펀딩은 기업·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농식품 분야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이들은 홍보 효과와 소비자 피드백 확인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이유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수억원의 투자를 받는 건 어느 정도의 기업 규모와 수출 실적 등을 갖춘 일부 업체이고, 대부분은 소액 투자와 함께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고 피드백을 받는 목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2차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농업회사법인 ‘당신의 과수원’은 다소 생소한 사업 아이템을 알리고 시장가능성을 판단하고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신의 과수원은 과일나무 분양과 상품구독 서비스가 결합된 과수원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유경제모델을 도입한 공유 과수원을 운영한다.

박현호 당신의 과수원 주임은 “홈페이지나 SNS라는 홍보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당신의 과수원의 서비스가 통할지 알고 싶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게 됐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품과 기업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었고 많은 피드백도 받아 이를 반영한 새로운 펀딩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운영하는 ‘농식품크라우드펀딩 투자 전용관’ 홈페이지의 메인화면.

# 플랫폼 특성에 맞춰 펀딩 준비해야…지원사업도 있어

크라우드 펀딩의 효과를 높이려면 플랫폼 특성에 맞춘 준비가 요구된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여러 플랫폼의 시스템은 비슷하나 각각 차별화되는 특성도 갖고 있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의 규모나 플랫폼을 찾는 고객들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려는 기업이나 개인도 이를 반영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아랑 산들녘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면서 어떤 플랫폼에선 규모화를 이루고 체계를 갖춘 기업들의 펀딩이 주를 이루는 반면 다른 플랫폼에선 개인사업자나 핸드메이드 제품 등의 펀딩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또한 단순구매가 이뤄지는 쇼핑몰과는 달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소비자들이 기업과 제품에 담긴 사회적 가치와 스토리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는 점도 알게 돼 이를 반영해 펀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공간만 빌려주는 것이지 펀딩 진행을 위한 자료 제작은 업체나 개인이 맡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이에 플랫폼의 특성과 농식품분야의 엄격한 허위·과대광고 규제 등을 인지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자료를 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농식품 분야 크라우드 펀딩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것도 크라우드 펀딩의 효과를 높이는 방안이 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농식품기업을 대상으로 크라우드 펀딩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 진행 시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일부 지원해주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농식품 분야 크라우드 펀딩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투자 전용관(agrocrowd.kr)’도 운영하고 있다.

 

[Mini Interivew] 오성훈 당신의과수원 대표

실제 농금원을 통해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 지원사업을 진행한 오성훈 당신의과수원 대표로부터 크라우드 펀딩 추진 계기와 효과, 추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오성훈 당신의과수원 대표

# 당신의과수원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당신의과수원은 과수원 공유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과수원공유프로젝트는 농업인뿐만 아니라 도시민 등도 과수원을 공유해 과수원에서 나오는 다양한 과일과 상품을 정기구독 형태로 받을 수 있게 하는 사업모델이다. 과수원 자체도 일반적인 농업 현장이 아닌 감성적인 공간으로써 가꿔져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와 효과는

“자체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적 있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게 다소 부담이 됐는데 농금원에서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 코칭을 받으면서 수수료도 지원받을 수 있단 걸 알게 됐다. 이에 이전에는 회원 모집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농금원 지원사업을 받으면서 농산물 등 보상을 제공하는 펀딩을 진행했다.

이번 펀딩을 통해 내놓은 상품은 황금향이란 만감류 감귤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황금향과 레드향, 천혜향 등의 만감류 감귤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데, 이번 펀딩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황금향을 알릴 수 있었다. 펀딩 후 주문도 많았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라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많다. 게다가 일부 상품은 가격적 할인혜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홍보를 위해 펀딩을 진행한다. 그런데 농금원에서 펀딩 수수료를 일부 지원해줘서 수익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

# 추후 주요 계획은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과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당신의과수원이 소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 같은 경험을 반영해 올해는 상품판매는 물론 멤버십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더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당신의과수원이 되겠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