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날씨로 작황호전…저장량 평년과 비슷
수율 높고 품위 우수해
월동배추 저장량 10톤차량 8000대 분량

▲ 대아청과 직원들과 산지유통인들이 저장고에 입고된 배추의 품위를 살펴보고 있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上> 월동배추 수확, 저장 상황은
<下> 향후 수급 이슈는

월동배추 생육 초기 무름병, 뿌리썩음병 발생이 높아 향후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겨울철 온화한 날씨로 생육이 크게 호전되면서 평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안, 해남, 진도, 고흥 등에서 재배된 조생종(대부분 겨울왕국) 배추는 지난 1월 중순 경부터 수확된 후 창고에 입고돼 저장 중이다. 만생종인 청남배추의 경우 대부분 지난 2월부터 창고작업이 이뤄졌으며 현재 49만5000㎡ 정도(약 15만평)의 포전에 배추가 남아 있다. 3월 10일 이전에는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동배추의 수율이 높고 품위가 우수한 상황에서 하우스 봄배추가 겨울철 높은 기온으로 지난해, 평년보다 조기에 초도물량 출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계획적인 출하가 안정적인 수취가격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아청과의 저장배추 전수조사 동행 취재를 통해 현 상황과 향후 이슈에 대해 짚어봤다.

# 월동배추 작황 호조

겨울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이 지속되면서 월동배추의 수율이 높아졌다. 결구에 이상이 있는 배추를 사실상 찾기 어려우며 52망(망의 가로길이가 52cm)의 무게가 평년에는 12kg 정도지만 올해는 14~15kg까지 나간다. 52망 보다 조금 더 큰 55망의 경우 17~18kg에 달한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는 10kg망으로 표기된다. 50망이 10kg 정도지만 전체 비중에서 30%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게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2팀 부장의 전언이다.

실제 포전에 남아 있는 배추와 저온 저장고에 입고된 배추를 손으로 만져봤는데 단단함이 느껴졌다. 그만큼 속이 꽉 찼다는 의미다.

이에 김치공장에서 배추에 칼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할 정도다. 저온저장고에 입고된 배추의 경우 48망, 50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결구가 잘됐기 때문에 저장기간도 길다는 게 산지유통인들의 전언이다.

평년에는 추대가 올라온 배추를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올해는 포전에서 추대가 올라온 배추를 찾기 어렵다. 추대가 밀고 올라오지 못할 만큼 속이 꽉 찼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되는 월동배추 입고량은 8000대 분량(차량 1대 10톤 적재 기준)이다. 수율이 높은 만큼 평년(9040대)정도와 비슷한 물량이라는 게 오 부장의 설명이다. 

평년에는 조금 더 나은 품위로 출하하기 위해 겉잎을 떼야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올해는 그 비중도 줄었다. 감모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등의 여파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품위라는 게 산지 농협과 유통인들의 평가다.

가락시장의 배추 10kg 상품 가격은 9000원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포전가격이 올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에 일부 산지유통인들은 지금보다 가격이 좀 더 높게 형성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산 김치 수입이 평년보다 감소해 이 감소한 물량을 국내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개학 연기, 각종 행사 취소, 외식 경기 침체 등으로 김치 소비에 한계가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우스 봄배추 출하가 평년보다 조기에 시작되기 때문에 산지유통인들은 시장에 꾸준히 출하할지 김치공장이나 군납 등에 납품량을 늘릴지 결정해야 한다”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물량을 쌓아놓다가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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