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유제품 수입증가와 ‘안티밀크’로 어려움 심화
국산원유자급률 지속적 하락세
우유 영양학적 가치 평가절하
국산유제품 시장 형성 위한 대책 마련 절실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글 싣는 순서

(上)국내 낙농산업이 직면한 절박한 현실

(下)국산 원유 소비 활성화 노력 지속해야

 

국내 낙농산업이 위기에 처했다.

국산원유자급률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우유·유제품 수입량 또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이에 더해 2026년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면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직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낙농 관련 단체들과 유업체, 낙농가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국내 낙농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와 해법에 대해 짚어본다.

 

# 국산 유제품 시장 형성 만전 기해야

현재 국내낙농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국산원유자급률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71.8%에 달했던 국산원유자급률은 2018년 49.3%를 기록, 십 년 만에 20%p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저출산으로 우유의 주소비층인 영유아와 청소년 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우유·유제품 수입이 급증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6일 발표한 ‘2019년 식품 등 수입 동향’ 발표에 따르면 우유의 경우 2018년 4082톤이 수입됐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82% 증가한 1만1512톤이 수입됐으며 가공치즈는 2018년 9548톤의 수입량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29.5% 증가한 2만1916톤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수입 우유와 유제품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면서 국내 낙농산업계에서는 국산 유제품 시장 형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멸균유, 치즈, 조제분유 등 유가공품 수입 물량이 증가하고 외식· 커피 전문점 등에서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유가공품 소비량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수입 우유·유제품 증가가 국산원유자급률 하락 현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2026년 유제품 관세 완전철폐가 실시되면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낙농가와 유업체가 국산 유제품 시장을 형성해 나가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안티밀크’ 여론 확산, 관련 업계 조직적 대응 필요

우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국내 낙농산업계의 큰 고민거리다.

우유는 우리나라에서 낙농산업이 처음 시작된 1962년 이후 지난 60여년간 국민들에게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우유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이른바 ‘안티밀크’ 여론이 조성되면서 국내 낙농산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티밀크를 주장하는 이들은 우유에 포함된 칼슘과 단백질, 유지방 등이 비만과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의 발병률을 높인다고 지적하며 우유 섭취를 줄일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27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우유의 영양학적 가치와 우유 생산환경 문제 △일방적인 우유 섭취 강요 △우유급식의 과도한 업무량 △잘못된 우유급식 시간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학교 우유 급식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하는 등 우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낙농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 전체가 하나로 뭉쳐 조직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개진되고 있다.

낙농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유가 건강에 유익한 도움을 준다는 것은 국내외 연구진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된 사실”이라며 “우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낙농 관련 단체와 유업체가 손을 잡고 보다 강력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업체의 한 관계자도 “백색 시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여론이 번지게 되면 유업체는 물론 국내 낙농 산업 전체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관련 업계 전체가 우유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폭넓은 홍보 활동 등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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