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마릿수 갈수록 증가…경쟁력 ‘뚝’
마릿수 증가로 가격폭락 위기 고조
고령농 은퇴시 산업기반 붕괴 우려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글 싣는 순서

上. 한우사육마릿수 증가, 한우산업경쟁력 약화 우려

中. 왜 비육우경영안정제 도입해야 하나

下. 한우가격 안정된 지금이 적기

▲ 내년 한우 사육마릿수가 320만마리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 수급조절을 위해 한우비육우경영안정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올해 한우사육마릿수가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316만7000마리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320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한우 사육 마릿수에 한우업계는 지속적으로 선제적 수급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육마릿수가 지난해 연말 이미 305만마리를 넘어서면서 소 값 하락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026년에는 미국과 호주의 수입소고기 관세 제로화로 인한 한우경쟁력 하락까지 우려되고 있어 농가들의 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한우업계는 한우비육우경영안정제가 장기적인 한우수급조절과 한우산업경쟁력 강화에 가장 적합한 만큼 도입을 서두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왜 한우비육우경영안정제인가. 자세히 알아본다.

 

#가임암소 증가, 한우사육 마릿수 증가세 지속될 듯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임암소 증가로 송아지 생산이 늘어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우 사육 마릿수는 가임암소 마릿수와 1세 미만 마릿수 증가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316만7000 마리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1세 미만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90만2000마리, 가임암소는 3.3% 증가한 153만8000마리로 전망되고 있어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되는 상태다. 이에 따라 농경연은 내년 한우사육마릿수가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324만3000마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번식의향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가임암소 증가로 2024년까지 한우 사육 마릿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2023년 334만5000마리, 2024년 337만7000마리로 예상됐다.

 

#FTA 직격타, 수입소고기 10년만에 두 배 이상 늘어

소고기 수출국인 미국이나 호주와의 잇따른 FTA(자유무역경제) 체결로 수입소고기의 관세는 매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40%였던 미국과 호주산 소고기의 관세는 2026년 0%, 무관세로 변하게 된다. 세이프가드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발동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세 하락과 함께 소고기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어 2009년 19만7000톤이었던 수입 소고기는 지난해 42만7000톤이 수입되면서 10년만에 수입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소고기 자급률은 2009년 50%에서 지난해 36.5%로 13.5%p 하락했다.

향후 10년내 무관세로 수입이 되면 수입소고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소고기의 경쟁상대가 한우가 아니라고 하지만 소고기 수입량이 늘면서 자급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관세가 제로화되면 한우 가격 경쟁력은 더욱 하락할 것이고 농가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우산업 위기, 기반유지 어려워

이러한 상황에서도 FTA(자유무역협정) 피해가 가장 큰 한우에 대한 정부 대책은 미흡했다는 것이 한우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우 등 축산업이 경종농업보다 소득이 높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지원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우는 수입의존형으로 국제 곡물가 등 외부요인과 사육 변동성에 의한 경영 리스크가 매우 큰데다 대부분 고령농으로 기반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우농가는 1999년 35만호에서 2009년 16만9000호로 감소한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8만9000호로 10년만에 반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당 사육마릿수는 2009년 14.7마리에서 지난해 34마리로 13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규모화가 급격히 진행됨을 알 수 있다.

사료값 인상 등 경영 불안정을 규모화로 대응하고 있지만 현재 65세 이상이 44.7%를 차지하는 한우산업은 고령농이 은퇴할 시 한우기반 유지와 송아지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계재철 한우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마릿수 증가로 가격폭락에 대한 불안 심리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실제로 2011년에서 2014년 한우마릿수 증가로 한우농가 마리당 100~250만원의 막대한 손실을 경험한 바 있어 농가들은 한우산업 기반 유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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