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농촌마을에 기술 전수…주민 역량강화·소득증대 '호평'
융자지침 개선 등 중소기업 해외동반 진출 확대 도모
쌀산업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해외사업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지난 1월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 일부개정 법률’ 개정으로 인해 농어촌공사가 해외에서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의 종류와 범위가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50여년간 해외농업·농촌개발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기술력과 인적자원 등을 축적해왔다. 이에 농어촌공사의 해외사업 추진현황과 추후 계획 등을 짚어봤다.

▲ 농어촌공사는 해외기술용역사업을 통해 타국에 한국형 관개배수·농촌개발 기술 등을 전수해 오고 있다. 사진은 미얀마 농촌공동체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사 관계자와 현지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35개국 155개 사업 통해 국내 선진 기술 전파

농어촌공사는 196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5개국에 155개 ‘해외기술용역사업’을 추진해 왔다. 용역비는 2337억원 수준이다.

공사가 추진하는 해외사업의 유형으로는 해외기술용역사업·국제농업협력사업·농식품산업 해외진출지원사업·해외투자사업 등이 있다. 이 중 해외기술용역사업은 공사가 용역을 받아 해외에 한국형 관개배수·지하수·농촌개발 기술 등을 전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완료된 ‘미얀마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을 들 수 있다. 이는 한국형 농촌 개발모델을 미얀마 농촌에 적용한 사례다. 농어촌공사는 미얀마의 110개 농촌마을을 선정해 생활환경 개선과 주민 역량강화, 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을 펼쳤다. 미얀마 정부도 이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사업 종료 후에도 사업과정에서 모아진 마을기금이 지속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 원조국으로서의 지원·민간기업 동반진출 도모

농어촌공사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농업협력사업’도 시행한다.

농림분야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인 국제농업협력사업은 개도국의 농업·농촌 개발을 지원해 국격을 향상시키고 국내 농산업 기업의 진출도 도모하는 사업이다. 이는 개도국에 무상으로 농림축산분야 기술을 전수하고 기자재나 시설을 지원하는 사업내용 등이 포함된다. 농어촌공사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14개국에서 26개 국제농업협력사업을 완료한 바 있다.

대표적인 국제농업협력사업으로는 ‘베트남 채소계약 재배 시범단지 조성사업’이 있다. 농어촌공사는 이 사업을 통해 베트남 하이증성과 호아빈성에 감자와 채소 시범단지를 조성했고 생산된 감자는 국내 기업 ‘오리온’이 전량 수매했다.

이처럼 농어촌공사는 해외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기업과의 동반진출도 도모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농식품산업 해외진출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총 41개 기업에 1799억원의 융자금을 지원해 안정적인 해외 정착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규모가 영세하고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애로가 있었으나, 올해부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우선순위로 지원하도록 융자지침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실제 도움이 필요한 많은 중소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농어촌공사가 해외기술용역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조성한 해안방조제 조감도.

# 올해 16개 신규사업 추진…해외사업 확대 추진

농어촌공사는 올해 16개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점차 해외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신규 해외기술용역사업으로는 민간 엔지니어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에서 12개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국제농업협력사업도 올해부터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4개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농어촌공사는 그간 ‘해외농업개발 및 기술용역사업’으로 한정돼 있던 해외사업을 보다 다양한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농어촌공사가 참여할 수 있는 해외사업의 종류와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법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재흥 해외사업처 해외총괄부장은 “법 개정 이후 개도국의 쌀 생산기반을 정비하면서 가공·유통시설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을 구상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해외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보다 폭넓은 분야의 해외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국내 농산업기업과의 동반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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