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농훈 건국대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다양한 수요계층 위한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방역교육 담당 기관·전문가 육성

정부 지속적 관심 필요

 

2010년 이후 국내 축산현장에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과 같은 전염성이 높고 경제적 피해가 큰 가축전염병 발생이 산발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에는 축산인 모두가 염려했던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국내에 유입돼 경기 북부권 돼지 농가에서 발생했다.

지금도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의 일부 산악지역에서는 ASF에 감염돼 폐사한 야생멧돼지 사체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사육중인 가축에서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질병은 그 발생률이 여전히 유지되거나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질병 발생 제어를 위한 그 많은 수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인가? 심히 우려스럽다.

그동안 정부, 축산 관련 협회·단체들과 가축을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가축전염병 발생과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새로운 질병 유입 차단이나 상시적 질병의 발생률 저감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다양하다. 국내 축산현장에서의 방역 관련 주요 핵심적 문제점들을 생각해보자. 이전 글(농축수산신문 2020년 2월 3일자)에서도 지적했듯이 우리네 축산현장에서의 방역 관련 핵심적 문제점들은 방역 상의 아주 기본적인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보여주기 식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역상의 문제들도 오히려 상위차원에서의 정책으로만 풀어보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무엇보다 먼저 교육을 통해 방역 관련 문제점들을 바로 잡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만 정부 주도로 상위차원의 정책들을 집중적으로 펼치면 어떨까? 현재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축산분야 방역 관련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제대로 된 방역교육일 것 같다.

현재 국내는 축산인이나 관련 분야 종사자들을 위한 방역교육을 제대로 제공하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없다. 축산전문인을 양성하는 대학, 농협이나 축산 관련 단체, 가축 생산자 협회 그 어디에도 제대로 된 방역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없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으로 검색이 가능한 방역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에서의 교육내용은 아주 기본적인, 예를 들면 해충박멸에 관한 내용뿐이다.

방역교육은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그동안 우리 모두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기적절하게 잘 결정했다는 판단이 서는 내용이 있어서 본 지면에 통해 간략하게 적는다. 최근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공고된 2020년도 가축질병대응기술개발사업 시행공고에 ‘재난형 동물감염병 예방·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시스템 개발’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역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일 것이다. 정부의 관계 부처 업무담당자들도 방역효율을 높이는데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매우 늦었지만, 다행이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국내 축산의 발전과 안정화를 기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소식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방역교육·훈련 시스템개발이라서 목표 설정과 주요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다양한 수요계층을 위한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꼭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방역교육·훈련 시스템 개발과 관련해 향후 방역교육을 담당할 기관과 전문가의 육성도 필요할 것이다. 정부 업무담당 부서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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