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심상치 않다. 바이러스 감염증을 피하려고 두문불출하며 외식을 자제하는 가족단위 소비자들에 이어 재택근무가 만연하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외식도 줄어들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 하면서 삼삼오오 모여 하던 점심외출을 삼가고 도시락을 먹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외식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가정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학이 늦춰지면서 방학이 길어진 아이들까지 세끼 모두를 가정식으로 챙기느라 힘들어 죽겠다는 주부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코로나19로 인한 이같은 소비 변화가 축산물 시장의 판매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설이 끝나면 가격이 떨어지던 한우고기는 몇 주째 가격이 지지되고 있으며 돼지고기도 덩달아 가격이 오른 상태다.

코로나19 역풍은 국내산 축산물이 아닌 수입육 시장에 불어닥쳤다. 외식수요가 80~90%를 차지하는 수입육과 구이류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수입육 구이류 시장은 원가 이하로 판매하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약 80%가 냉동 전환되는 상태고 미국산 알목심 가격하락도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 역풍을 맞은 수입육 시장을 보며 국내산 축산물에게는 기회의 시장이 보인다면 심한 말일까. 외식 수요 하락으로 수입시장이 타격을 입는 것을 두고 축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외식업체들은 원료육의 99%가 수입육이기 때문에 수입육 시장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소비자들은 외식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수입육을 선택하지만 가정수요로 구매를 할 때는 여전히 국내산 축산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내가 먹을 고기를 고를 때는 여전히 국내산 축산물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축산업계에도 자급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필연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국내산 축산물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가 아닌, 비싸도 안전한, 비싸도 믿을만한 국내산 축산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외식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수입육을 선택했지만 내 식탁에 올릴 축산물은 국내산으로 선택하는 소비자의 ‘의지’를 파고들 특단의 소비 대책을 다함께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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