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개학 연기로
친환경 농산물 850톤 판로 읽어
피해액만 70억~80억 예상
농어업인 생계문제까지
농업분야 대책 시급

[농수축산신문=이한태·박현렬·이문예 기자] 

코로나19의 직·간접적 피해가 확산되면서 농업부문에 대해서도 추경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농업계에서는 학교 개학 연기 등에 따른 납품 중단과 각종 행사 취소, 소비 감소 등으로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마저 적신호가 켜져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 따르면 학교 개학 연기로 친환경 농산물 850톤 정도가 판로를 잃었다. 다른 경로로 판매하지 못할 경우 농가 피해만 70억~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를 통해 꾸러미사업으로 납품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전량을 소화해내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종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은 “농가와 영농조합법인에 지원된 경영안정자금만이라도 무이자로 전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학교급식 납품 중단에 따른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없어 추가적인 지원 예산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으로 사용되는 우유도 문제다. 2018년 기준 국내 백색 시유 소비량의 8.2%를 차지하는 학교 우유급식이 중단돼 낙농업계는 잉여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학교 우유가 공공재인만큼 정부는 잉여유 처리를 위해 원유 수매와 임가공을 즉시 시행해 개학 연기에 따른 낙농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기를 잃어버린 화훼업계를 비롯해 수출 부문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화훼업계는 2월과 3월 열리는 졸업식과 입학식, 개학식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일본의 입국제한 조치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장미는 올해 평년의 절반 수준인 15만본만 수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가격도 평년대비 4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인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가뜩이나 화훼가격이 약세인 상황에서 일본 수출길이 막힌 물량이 내수로 돌아서면 국내 가격은 더욱 곤두박질칠 것이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60만본을 일본에 수출했던 제주도 백합농가들도 올해 국내에서 판로를 찾으려 했지만 지역단위 화훼시장에서 출하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기성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은 “저리로 경영안정자금 등이 지원되고 있지만 지금도 융자가 많아 빚만 더 늘어나는 형국”이라며 “특별지원법이 마련되거나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화훼농가의 줄도산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농업계를 위한 추가 예산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다.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농식품부의 코로나19 대책에는 수출·유통업체, 외식업계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며 “코로나19로 외식수요가 줄면서 국산 농산물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출국에 따른 인력 수급문제에 농어업인의 생계문제까지 농업분야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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