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시기 빨라져...사전 농작물관리·재해보험 가입 통해 경영불안 줄여야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저온피해 예상 시 일출까지
시간·살수 가능한 물의 양 고려
0도나 -1도에 살수 시작
늦서리 피해 줄일 수 있어 

 

봄기운이 완연한 4~5월. 매년 이맘때면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진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지만 봄철 갑작스런 이상저온 현상으로 과수와 밭작물 등 노지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에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농작물이 봄철 저온피해를 입게 되면 품질이 낮아지고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작물의 자람 상태에 맞춘 관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봄철 이상저온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상시화되고 있고 올해 역시 다음달 초·중순경 꽃샘추위와 늦서리도 전망되고 있어 농가들의 보다 철저한 대비와 농작물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봄철 이상저온 피해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다음달 초·중순경 꽃샘추위 예상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기온은 지난 19일 기준 평년보다 2.3도 가량 높았고 강수량은 1.5배 많았다.

또한 지난 19일 ‘1개월 기상전망’(3월 30일~4월 26일)을 통해 앞으로 한달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으나 기온 변화는 크겠으며, 다음달 6~12일에는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중순경에는 꽃샘추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화시기 빨라져 이상저온 대비 사전 농작물관리 중요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마늘·양파는 평년에 비해 생육이 10일, 인삼 출아와 과수 개화는 7일 가량 빨라 질 것으로 예상했다. 농촌진흥청도 배와 복숭아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최대 9일, 지난해보다 최대 5일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따뜻한 기온과 적절한 강우로 농작물의 생육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봄철 저온이나 늦서리와 같은 갑작스런 기후변화 발생시 큰 피해가 우려돼 농업인들의 철저한 사전관리가 필요하다.

사과·배·복숭아 등 과수는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면 꽃이 일찍 핀 상황에서 암술이 말라 죽는다. 따라서 저온이 예상되면 과수원 내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

인삼 역시 새순이 나오는 시기에 저온피해를 입으면 1년 동안 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매우 크다. 특히 올해는 인삼 새순이 나오는 시기가 10~15일 이상 빨라 꽃샘추위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므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마늘·양파·보리 등 월동작물도 생육이 빨라지면서 다소 웃자람 현상이 있어 시비량을 줄이고 웃거름을 여러번 나눠 주며 노균병·잎마름병 등 병해충 방제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고추·배추 등 노지에 ‘아주심기’를 하는 작물은 저온의 위험이 없도록 지역별로 기온 전망을 감안해 아주심기를 실시하고 가능한 늦서리가 지난 이후에 작업하는 게 좋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장은 “매년 봄철 발생하는 저온에 대비해 기상청 예보에 관심을 갖고 작물별로 사전 대응요령을 실천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우일 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연구사도 “저온피해 예상 시 일출까지의 시간과 살수 가능한 물의 양을 고려해 0도나 -1도에 살수를 시작하는 게 늦서리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중요

“지난해 봄철 이상저온으로 사과 과원의 70%가 피해를 입었어요, 나머지 사과도 상품가치가 떨어져 수익이 전혀 없을뻔 했는데 재해보험에 가입한 게 큰 도움이 됐죠. 재해보험이 아니었으면 생계마저 막막했을 거예요.”

경기 포천시 관인면에서 사과 과원 9917㎡(3000평)를 일구고 있는 이재훈 씨는 지난해 봄철 극심한 저온피해를 입었던 적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5년 전부터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 왔다. 매년 자부담으로 70만~80만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혹시 모를 자연재해로 인한 고민은 한숨 덜었다. 지난해 봄철 이상저온으로 지급받은 보험금은 총 2300만원. 이 씨로서는 재해보험금을 통해 다행히 다시금 과원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처럼 이상저온에 대비한 작물별 사전관리도 필요하지만 농가로서는 혹시 모를 경영불안을 해소하고 소득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 농작물재해보험은 지난해 34만1000농가가 가입, 봄철 이상저온 등 재해피해를 입은 19만5000농가가 9089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해 농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바 있다. 2001년 도입 이래 최대 규모였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1월 13일부터 과수를 시작으로 NH농협손해보험과 지역 농·축협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사과·배·단감·떫은감 등 과수 4종은 겨울철 피해까지 보장하기 위해 판매시기를 앞당겨 지난달까지 판매했다.

나머지 올해 봄철 이상저온 위험이 있는 인삼은 4~5월과 10~11월에, 봄감자는 4~5월, 고랭지배추와 대파는 4~6월에 판매할 예정이다.

박선우 농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장은 “지난해 봄철 이상저온, 서리 등 재해 유형이 다양해 지면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예기치 못한 자연재배에 대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관심을 갖고 적극 가입해 달라”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작물별 봄철 저온피해 대응 관리 요령

# 과수

이상저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차가운 공기(냉기류)가 과수원 내 멈춰있지 않도록 바람을 일으키는 ‘송풍법’과 과수에 물을 안개처럼 뿌려주어 물이 얼음으로 변할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미세살수법’이 있다. 인공수분 작업은 결실량 확보를 위해 2~3회 정도 나눠 실시하고, 저온피해가 큰 과수원은 늦게 피는 꽃에 열매가 달릴 수 있도록 해 나무의 자람새(세력)을 안정화한다.

# 채소·특작

고추는 육묘기 저온피해가 우려될 때는 최대한 보온·가온에 주의한다. 늦서리가 지난 후 정식하고 터널설치, 막덮기 등을 해줘야 한다. 정식 초기 저온피해시 식물체의 50% 이상 피해시 뽑아내고 다른 묘를 재정식한다. 피해가 심하지 않으면 요소 0.3% 액비나 영양제 시비로 생육을 촉진시켜준다.

배추는 육묘기가 저온에 가장 민감하다. 이에 10도 이상인 기간이 1주일 정도 지속될 때 정식하고 봄재배 전용 품종을 사용한다. 멀칭 재배를 하면 초기 생육이 촉진돼 저온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인삼은 저온이 예보되면 해가림망을 내려주고 방풍울타리를 설치한다. 또 저온피해를 입은 뒤 병해충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등록된 약제로 방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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