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회 백신접종 실시… 20년간 발생률 ‘제로’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공기 중으로 최대 45미터 전파
전염력 강해 차단 중요

지난해 2만3000마리 접종
접종마 90% 이상 항체 보유 확인

▲ 한국마사회는 말 인플루엔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매년 연 2회에 걸쳐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말 산업 관계자들도 혹시 모를 경마 마필 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말 전염병 발생 모니터링과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선제적 전염병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이다.

 

# 공기 중 전파 가능, 백신 접종 필수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1956년 체코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세계 각지로 전파돼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등 매우 전염력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공기 중으로 최대 45미터까지 전파가 가능하며 말들 사이의 호흡감염, 사람이나 장구 등을 통한 전파까지 이뤄질 수 있다.

만약 말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말 산업, 특히 경마 산업은 큰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된다. 2007년 8월 호주에서 말 인플루엔자가 발생, 같은 해 연말 기준으로 1만여개 시설 내 약 7만6000마리가 감염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전염병이 종식됐음에도 말 치료비용, 말 관련 경기 취소 등으로 약 2억6300만호주달러(한화로 약 20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해 일본에서는 일본 중앙경마(JRA) 소재 마 중 12.8%가 말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경마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2015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수출된 25마리의 말에서 말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말레이시아산 말 수입이 일시 금지되기도 했다.

이러한 경제적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신 접종이 필수다. 백신접종으로 충분한 항체가 생성된 말은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이는데 반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말에서는 잠복기가 짧고 바이러스 확산이 빠르게 이어져 전파가 급진적으로 전개된다.

 

# 우리나라, 2000년대 이후 말 인플루엔자 발생률 ‘제로’

국내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경마공원 내에선 2000년 이후 20년 연속 말 인플루엔자 발병이 전무하다.

한국마사회는 1997년 일본 뇌염이 경주마에게 발병한 이후 보다 철저한 질병관리를 실시하고 있고, 2009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전국 말 예방 백신 접종지원’ 사업을 맡아 시행하면서 매년 연 2회에 걸쳐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만3000마리의 말에 대해 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또한 매년 정부와 접종마에 대해 공동으로 항체가를 측정하고 있으며, 접종마 90% 이상에서 충분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는 국내 말 산업 전반에 ‘코로나 블루’가 드리운 가운데 전염병 예방을 위해 전국 말 방역 시스템을 가동, 주요 말 전염병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말전염성자궁염(CEM) 조기 근절을 위한 일제 검사를 지속 시행 중에 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정부 방역기관과 합동으로 주요 말 전염병 발생 모니터링과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청정 환경 조성과 선제적 전염병 차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