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전세계 곡물 이동제한…식량 자급률 제고해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시
9월 이후 물량 확보에 어려움
사료용 밀 비축 등 대축 마련해야
환율도 변수
국내 시장에 큰 영향 미칠 듯
안희경·서정학·이문예 기자l승인2020.03.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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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안희경·서정학·이문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자국 식량 확보를 위해 곡물을 수출하는 국가들의 수출 중단 선언이 이어지는 등 각국이 자국 식탁 지키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식재료 제조와 운송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식량 안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발 식량위기가 국내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단해봤다.

 

곡물수급 보단 가격·환율 상승 우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 3월 24일자로 쌀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도 쌀·밀·보리 등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지난 3월 20일부터 금지했다. 비단 곡물뿐만이 아니다. 파키스탄은 지난 3월 25일부터 양파 수출을 중단했고 카자흐스탄도 22일부터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는 등 농산물의 해외 반출을 중단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30일 FAO(유엔 식량농업기구)는 ‘COVID-19와 식량 공급망의 위기와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식량체계에 대한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을 줄이지 않으면 식량 위기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빠르면 4월과 5월에 이 위기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러시아나 베트남 등 일부 국가들의 수출규제가 국내에 미치는 직접적·가시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와 해당 국가들과의 교역량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이 같은 이슈가 주요 교역국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국제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밀, 옥수수 등 일부 곡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제분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밀가루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향후 러시아 등에서의 밀 수출규제가 국제 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일부 국가에서의 사재기 등으로 인한 한시적 규제 조치로 보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곡물가격 상승과 함께 환율 상승이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 제분업체들은 몇 개월치의 곡물을 선물거래로 확보해 둔 상태다. 미리 적당한 수입가를 정해 계약해둔 덕에 단기 이슈 등으로 인한 곡물 단가 상승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결국 밀가루, 전분가루 등의 공급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고민이 크다.

한 제분업체의 원맥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B 씨는 “통관 단계에서 환율에 따라 원맥에 대한 실제 지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는데, 이 경우 국내 생산 라면·스낵류 등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외국에서 곡물 수출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식량 안보 위협 얘기가 나오는 건 그만큼 국내 곡물 자급률이 낮은 것이 주된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료용을 제외한 국내 양곡 자급률은 1985년 48.4%에서 2018년 21.7%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이에 대해 양승룡 고려대 교수는 “곡물 수급 문제에서 중요한 부분이 곡물 자급률”이라면서 “러시아나 베트남이 아닌 국내에 곡물을 많이 수출하는 미국 등에서 곡물 수출을 제한할 때의 피해를 상정하면 국내 곡물 자급률을 늘리는 방안을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료용 밀 비축 등 대책 마련해야

사료업계에 따르면 사료용 밀은 선도거래로 9월 물량까지는 확보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됐을 때 9월 이후의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옥수수와 콩 등의 최대 수입국인 브라질은 파업에 돌입했고 미국 남부지방 휴스턴항도 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곡물 비축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원료비축 등 장기대책을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경·서정학·이문예 기자  nirvan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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