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계부터 줄여나가야…계열화 업체 선제적 조치 필요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사육 마릿수 늘면서
도계 마릿수 증가세 지속될 듯

생계유통 가격도 지속적 하락세

합리적 병아리 입식 통한
사육 마릿수 조절해야

 

육계 공급 과잉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1970년 1.4㎏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18년 14.2kg으로 10배가량 늘었지만 공급 과잉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 감소로 육계 업계의 고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4월 육계 산업 관측을 분석해보고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 사육·도계 마릿수 증가세 이어져…가격 하락도 지속

농경연의 4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이번 달 육계 사육 마릿수는 병아리 생산이 늘어 지난해 동월 9521만마리 보다 1.6% 증가한 9674만 마리로 전망되며 6월과 9월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5%, 3.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육 마릿수가 늘면서 도계 마릿수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은 4월 육계 도계 마릿수를 전년 동월 8693만 마리 대비 2.6% 증가한 8921만 마리로 전망했으며 이는 평년 7901만마리 대비 12.9%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4~9월 병아리 입식과 관련된 오는 5~10월까지의 도계 마릿수 역시 지난해 동기 5억7493만마리와 비교해 2% 증가한 5억8629만마리로 전망했으며 이는 평년보다 9.9% 증가한 수치다.

사육·도계 마릿수가 증가함에 따라 생계유통 가격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경연은 4월 생계유통 가격을 지난해 1445원(kg당) 보다 낮은 1050~1250원으로 예상했으며 위탁생계가격 역시 지난해 1428원(kg당) 보다 낮은 1350원 내외로 전망했다.

농경연 관계자는 “국내 육계 산업의 경우 병아리 입식 증가와 노계 비중 감소에 따른 병아리 품질 향상으로 이달뿐만 아니라 오는 9월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합리적인 병아리 입식을 통한 사육 마릿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계열화 업체 선제적 조치 필요…정부 차원 수급조절 대책도 고려해야

육계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계장을 운영하는 계열화 업체들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육계 사육의 ‘키(key)’는 병아리를 공급하는 계열 업체들이 잡고 있기 때문에 사육 농가 차원에서 사육 마릿수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가금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육계 산업의 경우 계열화가 90% 이상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열화 업체들의 움직임이 없이 농가 차원에서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며 “업체에서 원종계부터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사육 마릿수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육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계열화업체 스스로 입식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미 계약된 것들이 있어 공급물량을 줄이는 것이 사실상 쉽지만은 않다”며 “공급 과잉 문제가 지속되면 육계 산업 전체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육계를 쌀처럼 수매하는 등 수급 조절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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