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노은정 동국대 산학협력교수
 
장안에 화제였던 운동선수 겸 방송인 김동현 씨가 등장하는 웃음코드 가득한 동영상을 본적이 있는가? ‘정말 건강에 미친 사람들의 몰’ 정관장 온라인몰, 정몰의 이야기다. 자사 홍보용의 소극적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활용했던 온라인몰을 밀레니얼 세대와 직접 소통하는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주문수 10배, 회원수 2배가 늘어난 건강기능식품 전문몰로 성장시킨 것이다.
 

이렇게 중간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제조-도매-소매-소비자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유통경로는 붕괴되고 중간절차를 과감히 생략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매업의 종말이다. SNS의 발달로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디지털 채널이 많아지면서 상품 하나 입점시키기 위해 하늘같은 바이어를 찾아 헤매는 갑(甲)과 을(乙)로 대표되는 유통구조는 안녕을 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기존 유통망에서 기회를 잡기 힘든 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업체들은 자사몰이나 블로그, SNS채널 등 직거래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고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차별화된 상품을 접할 수 있다.
 

IBIS월드의 2019년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성장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서비스영역이 18%로 늘어나면서 비치박스, 스티치픽스, 트렁크클럽 같은 서브스크립션업체, 밀키트업체, D2C업체들이 이커머스 시장의 신흥모델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스티치픽스는 인공지능과 3400명의 스타일리스트가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옷을 골라 정기배송해 주는 직판모델로 시가총액 2조7000억원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기업이 됐다. 
 

인스트타그램도 앱안에서 결제기능을 추가한 ‘체크아웃 온 인스타그램(checkout on Instagram)’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미국에서 끝마치고 곧 국내에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결재기능이 보강되면 마케팅 채널은 곧 유통채널이 될 것이다. 소설네트워크 시대에는 꼭 인플루언서가 아니라도 누구나 판매자이면서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신선식품의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극복하는 방안중 하나도 D2C가 될 것이다. 농업인은 제값을 받고 수확물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제철 신선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 싶은 니즈(needs,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쇼핑몰을 구축할 줄 몰라도 수수료가 가장 낮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활용하거나 블로그, SNS채널을 소박하게 만들어보자. 거기에 정성을 담아 수확한 싱싱한 제철 먹거리를 직접 제안해보자. 생산량이 얼마 안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은 한정수량, 타임마케팅을 해 보자. 공동구매를 하면 좀 더 저렴하게 할인을 해주자. 이렇게 해서 진정성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고객데이타가 축적되면 개별 고객이 선호하는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기획해 보자. 서브스크립션이 뭐 별거인가?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대형종합몰이나 마켓플레이스와 비교해 상품종류가 적고 새벽배송 같은 고비용의 서비스가 없더라도 매일 고객이 방문할만한 차별적 상품을 갖췄는지?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감정적 유대고리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접 매장에 가서 장을 보는 경우가 줄어들면서 온라인으로의 신선식품 구매전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런 환경변화야말로 소규모 생산자나 SOHO몰들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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