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쌀 수요 감소로 RPC 어려움 호소

[농수축산신문=서정학, 이문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쌀 수요 감소로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정부의 벼 매입자금 상환 기간 연장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RPC업계의 요구다.

교육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초·중·고등학교 개학일을 이달까지 미루다가 오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진행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인해 줄어든 외식용 쌀 소비도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학교 급식과 식당 식자재용 쌀을 공급하는 비중이 높은 일부 RPC에서 쌀 수요 감소로 인한 애로를 겪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용 쌀 소비는 다소 늘었지만 대신 외식용과 급식용 쌀 소비가 줄면서 RPC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류성진 서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서천군 RPC는 학교급식으로 공급하는 쌀의 비중이 높은데 급식이 아예 이뤄지지 않아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0% 줄었다”면서 “개학이 계속 미뤄지면 매달 10%씩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쌀 재고도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병완 RPC운영전국협의회장도 “전남·전북 등 주로 학교 급식용이나 식당용으로 납품하던 RPC들이 수확기까지 5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불안심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출하하면 쌀값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특히 “시중 금리 인하 등 여러 요인들로 지역농협의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 RPC를 보유하고 있는 시골 농협들은 올해 결산이 어려울 것”이라며 “6월 말과 9월 말 가결산 결과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 더 이상 농가들의 쌀을 고가에 매입하지 못하는 등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PC업계는 쌀 재고가 쌓이고 있고 코로나19의 영향이 장기화될 여지도 분명 있는 만큼 RPC가 납부해야 할 정책자금 대출금의 상환 기간을 연장해 재고물량의 홍수 출하를 막고 쌀값 안정을 도모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류성진 대표는 “RPC 입장에선 햇곡이 나오기 전에 쌀 재고를 처리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급식·외식용 쌀 소비 감소세가 이어지다 RPC별 재고 출하 시기가 겹치면 쌀 가격 안정에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포트폴리오가 급식·외식용 쌀 공급에 편중돼 있는 RPC를 대상으로 벼 매입자금 상환 기간 연장 등을 지원해 재고 처리와 자금 상환을 순차적으로 이뤄지도록 해 쌀 가격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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