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 정점 아닌 ‘변곡점’ 지나는 중… 저능력 암소 감축 노력해야

[농수축산신문=안희경·송형근 기자]

2분기 이후 도축마릿수 증가할 듯
현 생산 수준 유지 위해
선제적 수급 대책 필요

 

지난달 말 GS&J가 발표한 보고서 ‘한우산업 호황 정점 지나고 있는 듯’에 대한 현장의 이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달 속속 개장하고 있는 지역의 우시장에서는 송아지 가격이 폐장 이전을 웃도는 현상을 보이며 농가들의 입식 의지가 여전함을 보여줬고 코로나19 사태가 이후 소거래가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이 예상되는 만큼 한우가격은 아직 지지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우업계의 전문가들은 한우산업이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니라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곡의 시기에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上. 한우가격, 코로나19로 ‘지지’
下. 한우가격 지지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돼야

 

# 우시장 개장, 수송아지 가격은 15% 이상 올라

이달 들어 지역 가축시장이 문을 열면서 송아지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난 10일 기준으로 수송아지는 400만원선으로 폐장 전인 지난 2월보다 15% 가량 높은 수준이다. 암송아지는 마리당 320만원으로 폐장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7일 송아지 장을 개장하고 다음날인 8일 비육우 장을 개장한 세종공주축협 가축시장에 따르면 가축시장이 두달째 폐장되면서 소 크기가 커진 탓도 있지만 수송아지 가격 등은 오른 것이 사실이고 외부 상인들을 비롯해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공주축협 관계자는 “지난해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한우 송아지를 비롯해 한우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예상이 맞지 않고 있다”며 “대규모 농가들은 송아지 가격이 비싸도 매입을 예정대로 하기 때문에 송아지 가격은 올해 중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도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에 번식을 피하는 사양특성상 8~9월까지 송아지 마릿수가 많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있던 소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송아지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가들의 번식의향도 정점을 지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설이 지나면 한우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격이 유지되면서 농가들의 사육의지도 덩달아 유지되고 있고 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한우소비 증가세, 한우 가격지지 효과

특히 이같은 한우농가들의 사육의지는 코로나19로 지지되고 있는 한우 가격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농협은 풍부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한우고기가 면역력 증진을 위한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지속적인 소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이후 한우 도축마릿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최근 발행한 ‘한우 월간 리포트 3월호’에 따르면 2분기 이후 코로나19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거나 종식 됐을 때 한우 도축마릿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협 축산경제는 한우 도축마릿수를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78만마리로 전망했다.

도축마릿수가 증가하지만 가정 내 소비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나로마트 직영점 한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0.2%, 농협몰은 94.1%가 늘어나는 등 가정 내 소고기 수요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시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장기적인 대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철진 농협 축산지원부 한우국장은 “출하예정 물량 자체가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2분기 이후 도축마릿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생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저능력 암소 감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우협회의 한 관계자도 “비육우경영안정제와 미경산우비육지원사업 등 선제적 수급대책은 한우가격이 떨어졌을 때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한우가격이 가장 안정됐을 때 세워야 하는 대책”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한우농가와 정부 모두가 한우가격이 안정된 이 때 미래를 대비하는 대책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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