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예방약 없어…철저한 사양관리가 답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들이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이 있는 신품종 토종벌을 사육하고 있는 농가를 찾아 현장 기술지원을 펼치고 있다.

2009년 토종벌에서 공식적으로 발병 사실이 확인되면서 토종벌 사육농가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낭충봉아부패병.

이 병은 유충의 발생 초기인 봄철 발병이 많은데, 감염된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부패한다. 또한 일벌은 꿀을 모으는 일 외에도 병에 걸린 애벌레를 벌통 밖으로 버리는 추가 노동까지 하게 돼 결국 벌들이 살던 집을 버리고 다른 서식지로 이동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봉군의 발육과 유지가 불가능져 농가가 벌을 사육할 수 없게 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 철저한 사양관리 만이 최선책

이 같은 심각성 때문에 치료제나 예방약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현재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치료제나 예방약은 없다.

토종벌 사육농가들은 질병 발생 이후 소독을 강화하고 개량된 벌통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낭충봉아부패병 예방과 치료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애벌레 한 마리는 반경 5~6km내 일벌 10만마리에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을 정도의 전염성을 갖고 있다.

이같은 강한 전염성과 더불어 토종벌은 활동 반경이 넓고 서양벌에 비해 현저하게 저항성이 낮기 때문에 농가들의 노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농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예방법으로 청정봉군을 구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농가가 임상검사, 실험실검사 등을 거친 봉군을 구입하고 방역관리 또한 철저히 했음에도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벌통과 사육 중이던 꿀벌들을 즉각 소각 처리해 봉장 내와 이웃 봉장으로의 질병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주행 한국양봉농협 동물병원장은 “토종벌을 사육하는 농가는 보통 산 속에 많이 위치해 있는데 날아다니는 벌의 특성을 잘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며 “벌이 굶지 않게 하고  계속해서 먹이를 비축해 많이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바이러스 저항성 높은 토종벌 보급 사업 ‘박차’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 있는 새로운 토종벌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9월부터 신기술보급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7개 사업장에서 증식한 신품종 토종벌을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전국 9개 지역에서 현장 실증시험과 지역 적응시험을 거쳐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과 벌꿀 채밀량이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관계자는 “저항성 신품종 토종벌은 유충 체내에 바이러스가 잠복하더라도 질병의 발병, 일반 토종벌에 전염을 유발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국 21개소에 신품종 토종벌 보급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팀 관계자는 “시·군 농업기술센터 내에 있는 토종벌 생산자단체를 선정해 개소당 35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며 “신품종 토종벌을 보급한 이후에도 농가가 안정적인 사양관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등 토종벌 보급과 토종꿀 생산 기반 복원사업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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