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체물량 산더미, 이어지는 소비위축에 ‘먹구름’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외식수요도 급감
양식어류 입식량조절·가공품개발·선어회 시장 개척 필요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양식활어류의 가격하락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외식수요가 많은 양식활어류의 가격은 대부분 하락세를 기록했다.

양식활어류의 품목별 가격동향과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 양식어류 산지가격 ‘급락’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주요 양식어류의 산지가격이 급락했다.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산 광어 1마리당 1kg 크기 기준 평균 산지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 하락한 7766원을 기록했고 완도산은 4% 하락한 1kg당 1만원이었다. 우럭역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지난달 산지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10.4% 하락한 1kg당 6475원을 기록했다.

숭어는 마리당 600~700g 크기 기준 산지가격이 하동의 경우 6350원, 여수는 5500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3%, 8.3% 하락했고 참돔은 1kg당 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0% 하락했다. 감성돔은 350g 크기 기준 1만2000원으로 전년대비 7.7%, 농어는 1kg당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 하락했다.

더불어 외식시장 의존도가 높은 멍게(우렁쉥이) 역시 지난달 평균가격이 1kg당 1741원으로 전년동월대비 44.0% 급락했다.

# 가격회복은 ‘난망’

이달에도 광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양식수산물의 가격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해양수산부와 수협 등이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할인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지만 이같은 행사로는 적체된 재고를 소진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측센터에 따르면 광어 도매가격은 1만200~1만800원 수준으로 전월대비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같은 흐름은 가정의 달인 다음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우럭 도매가격은 출하증가와 소비위축 등으로 오히려 가격은 하락세 예상된다. 이외에도 숭어, 참돔, 감성돔, 농어 등 해상가두리어류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산지가격의 보합세가 예상된다.

멍게 산지가격은 이달에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와 지자체, 수협, 관련업계 등이 나서 소비촉진행사가 실시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적체물량 해소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KMI는 광어를 제외하고는 이같은 낮은 가격대가 소비 성수기인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적체물량을 아직 해소하지 못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다음달에도 소비가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입식 ‘줄이고’ 소비 ‘늘려야’

양식어류의 가격회복을 위해서는 어류의 입식을 줄이는 동시에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양식어류 가격이 하락하고 활어류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수산물 수입증가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위축이 장기간 이어져온 것이다.

국내산 횟감시장을 잠식해온 대표적인 품목이 연어와 방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10년 7514톤이었던 연어 수입량은 지난해 3만8002톤으로 10년새 5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금액은 5960만달러에서 3억6248만달러로 6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 13톤이던 방어수입량은 지난해 2251톤까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생산금액은 22만달러에서 2111만달러까지 늘었다. 특히 연어는 과거 저가의 냉동연어 중심으로 수입되다 최근에는 항공으로 운송되는 선어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횟감용 어류의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국내 양식어류 생산량은 8만톤 전후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가공식품 개발이나 다른 판로확대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8만75톤이었던 양식어류 생산량은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8만5204톤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생산금액은 8674억원에서 2017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가 지난해 8177억원까지 다시 감소했다. 정부에서 양식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활어양식업의 생산량이나 생산금액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국내 양식어업이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입식량 조절과 함께 소비확대를 위한 가공품개발, 선어회 시장 개척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남수 KMI 수산업관측센터장은 “양식어업으로 생산되는 활어류는 외식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터라 코로나19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품목이지만 현재 양식업이 처한 어려움이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연어를 비롯한 수입횟감시장의 빠른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환경이나 소비트렌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활어류가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주요 어종들이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입식조절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동시에 비대면, 온라인 거래 확산에 대응한 선어회 시장 공략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