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잰걸음…경쟁력 있는 온라인경매 활성화 고민해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농산물의 수집·분산을 담당하고 있는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원물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도매시장은 그동안 농산물 유통의 핵심 축으로 공익적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해 왔으나 대량 농산물의 수집·분산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매시장 내 낮은 공간 활용성, 경매시간 과다, 시장 내 혼잡 등의 문제로 농산물 품질 저하와 과도한 물류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입장이다.

이에 농산물 품질 표준화, 물류시스템 발전 등에 따른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하는 도매시장의 새로운 거래방식 즉 온라인경매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해부터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서울청과와 동화청과가 공영도매시장 온라인 경매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매시장법인들은 내부지침 마련 등을 통해 온라인 경매 추진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온라인경매의 현 상황에 대해 짚어봤다.

# 올해도 특별한 성과 기대 어려워

서울청과와 동화청과는 온라인 경매의 특성상 균일한 품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출하처를 시범산지로 정해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가락시장에 도입되기 전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중도매인들의 요구사항이 수렴되지 못해 도입이 좌절됐다.

가락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서울청과와 동화청과가 시범사업을 추진했는데 중도매인들의 참여가 미미해 당초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 도매법인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성을 밝히고 이와 관련된 협의도 수차례 진행했으나 중도매인들의 의지는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올해도 급성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매매참가인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시장 특성상 녹록치 않다.

중도매인들은 상장경매와 정가·수의매매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온라인경매까지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중도매인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메리트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없기 때문에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산지의 규모화, 조직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이나 동영상만으로 품질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도매인 소속제가 폐지된 상황에서 도매법인이 가장 중요한 고객인 중도매인들에게 강요하거나 회유할 수도 없다.

농식품부와 aT 관계자도 온라인경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답답한 속내를 밝혔다.

aT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출하자와 품목의 사진을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가락시장의 경우 중도매인들이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참여가 많지 않다”며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농식품부나 aT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도매법인은 도매법인대로, 중도매인은 중도매인대로 나름 영업의 원칙이 있고 본연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다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목표비율을 설정하지 않았고 암묵적으로 지난해보다 더 많이 하자는 얘기만 하고 있다”며 “온라인경매 활성화에 대한 고민은 정부나 aT, 도매법인 모두 똑같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