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마사회가 사상 첫 적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더해 매년 마사회가 순이익의 70%를 출연해 납입하고 있는 축산발전기금 조성도 빨간불이 켜져 우려가 적지않다. 이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 2월 23일부터 서울경마공원 등 마사회 전국 사업장이 모두 폐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국내 경마부문에도 강하게 미치면서 지난 3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 걸쳐 휴장기간 약 1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사라져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다.
 

2020년 국제경마연맹(IFHA)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마매출 규모는 143조원에 달하고 승마산업과 말 관련 사업 등을 포함하면 전 세계 말산업의 시장 가치는 36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치사슬을 따져볼 때 경마시장이 흔들릴 경우 연관된 1차 생산, 사육은 물론 2차 사료, 설비제조, 3차 경마, 승마, 관광 등 말산업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특히 순이익이 아닌 적자구조에선 축산발전기금 조성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축산발전기금은 2015년 1691억원, 2016년 1596억원, 2017년 1565억원, 2018년 1264억원, 지난해 938억원이 출연돼 축산업 구조개선과 생산성 향상, 가축과 축산물의 수급·가격안정·유통개선, 가축 위생과 방역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성이 불투명할 경우 그 심각성이 무게를 더한다.
 

그렇다면 경마부문에 있어서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답보상태에서 코로나19가 올 가을은 물론 향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경마시장은 이른바 ‘언택트(비대면)’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무관중에다 온라인 경마로 생존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홍콩, 호주 등 대부분의 경마 시행국가들로 이들은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19시대를 맞아 온라인 발매 허용이 세계적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무관중 경마가 일상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도 세계경마시장의 대처법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경마시장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미성년자 접근이나 타인명의 이용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구매 상한선을 따르지 않거나 과몰입에 따른 폐해와 더불어 도박중독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과 제도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예방과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불법시장 확산 우려를 철저히 막고 이용자보호를 강화한다면 온라인 발매 허용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이용자보호 강화, 장외발매소 과밀해소, 고용 창출효과, 5G 상용화 등 기술발전 속도에 맞춰 경주류 ICT(정보통신기술) 산업화 도모 등 온라인발매 도입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경마장·장외발매소 외 마권발매 근거 신설 등을 골자로 한 마사회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입법발의 된 적이 있다. 경마시장과 연관된 1차, 2차, 3차 산업 등 말산업 전체의 발전은 물론 주요 식량산업인 축산업에 미칠 영향까지 충분히 고려해 21대 국회에선 온라인 발매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제 언택트가 경마분야도 예외가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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