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요구에 적자 ‘허덕’…줄줄이 납품 포기
수수료 과다·최저가 납품
강제 할인행사 참여 등 회포 도 넘어
친환경농산물이 일반 농산물 보다
더 낮은 가격에 납품 ‘비일비재’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상)무리한 가격인하 요구에 농가피해 증가
-(중) 상품평 조작하며 소비자 눈 가리는 온라인업체
-(하) 대책 마련 시급

“온라인업체를 통한 판매가 새로운 판로이자 취급량도 많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납품했었지만 누적되는 적자에 허덕이다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온라인업체들은 대형유통업체보다 더 낮은 납품가격을 요구하면서도 품위는 더 높아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적자 문제 때문에 납품이 어렵다고 하면 납품코드를 다른 업체(농가)에게 넘길테니 더 이상 납품하지 말라는 횡포까지 부립니다.”

최근까지 온라인업체에 농산물을 공급하다가 납품을 포기한 업체와 농가들의 토로다.

온라인업체에 납품을 하다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이 생기게 된 구조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납품업체 눈물 속에 온라인 시장 성장

맞벌이 가구, 1~2인 가구 증가,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은 급성장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6년 64조9134억 원에서 지난해 134조5830억 원으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2016년 2조6800억 원이었던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5조9654억 원까지 늘었다. 이는 최저가와 할인행사를 앞세운 쿠팡, 티몬, 위메프, 옥션, 마켓컬리, 11번가 등의 온라인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농산물을 주로 판매하는 오아시스까지 등장했다.

온라인업체들은 대부분 특가행사 등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다보니 적자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적자를 납품하는 업체와 농가 부담으로 해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온라인업체에 농산물을 납품하던 다수의 업체들과 농가가 줄줄이 납품을 포기했다. 과도한 수수료, 최저가 납품, 강제 할인행사 참여, 과도한 품위 요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납품 초반 10% 중반 정도였던 납품 수수료는 온라인업체 적자 심화를 이유로 지속 인상돼 최근에는 40%를 넘어섰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납품업체나 농가들은 여기에 추가적으로 물류센터 사용료까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

일부 온라인업체들은 대형유통업체 3사 보다 낮은 가격, 더 높은 품위를 요구하기도 한다. 할인행사를 하면 행사가격에 맞춰 납품 요구단가는 더 낮아진다. 온라인업체에서 원하는 포장과 규격을 맞추기 위해 시설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납품단가 인하요구로 경영이 악화돼 시설투자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납품을 중단한 친환경 농가들의 사례도 있다.

온라인업체에 친환경농산물을 납품했던 한 농가는 “친환경농산물임에도 일반 농산물보다 더 낮은 가격에 납품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온라인업체에서 나중에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얘기를 했지만 손실보전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납품업체는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림 같은 품위를 요구하는 반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 납품이 불가능했다”며 “할인행사의 경우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업체가 ‘참여를 강제하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공문을 보내라는 횡포까지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온라인업체 관계자는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업체가 더 많고, 이 같은 문제는 일부 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며 “업계에서도 납품업체, 농가와의 문제가 발생한 업체에 대한 얘기를 듣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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