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고객서비스로 무장한 온라인시장…유통 돌풍의 핵

[농수축산신문=홍정민·송형근 기자]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품이력 추적·무인쇼핑 등 
리테일 테크 혁명

오프라인업체 역량강화 위해
온라인과 제휴 융합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시장에서 돌풍의 핵으로 자리 잡은 온라인 시장.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수익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점포 매각에 들어가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며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초월할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시스템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선사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국내 소매 업태별 판매액’을 살펴보면 백화점은 2015년 29조 원에서 지난해 30조4000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4.8%의 증가율을 보였고, 대형마트는 2015년 32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32조4000억 원으로 1.2%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온라인몰, TV홈쇼핑 등 무점포 소매 부문은 2015년 46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79조6000억 원으로 70.1%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는 최근 코로나19로 학교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농식품을 구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선도를 확인한 후 구매하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던 농식품의 온라인 판매 증가세는 눈에 띄는 대목이다.

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이 본격화 되면서 유통 시장에도 빅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품 이력 추적, VR(가상현실) 스토어, 무인 쇼핑 등 리테일 테크 혁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 유통 시장 온라인·오프라인 결합 중

온라인 유통에다 빠른 배송 서비스가 결합하는 등의 새로운 유통방식이 출현하면서 쿠팡, 위메프, 마켓컬리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이들 업체가 낮은 가격, 다양한 상품, 편의성 등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자체 PB(자사브랜드) 상품 확대, 상품·서비스 차별화 등과 더불어 자체적인 온라인사업 전담 법인을 설립하는 등 온라인 쇼핑 전문 업체들과 생필품, 축산물 등을 대상으로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융합한 O4O(On-line for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 통합) 전략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말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롯데슈퍼·롭스 등 7개의 유통사업부 온라인 쇼핑몰을 한곳에 모은 ‘롯데ON’을 선보였다.

롯데ON은 약 3900만 명의 회원 구매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다음 구매 리스트를 미리 예측, 고객이 원하는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까지 더하며 개인 맞춤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ON은 빅데이터와 AI가 결합한 모바일 쇼핑앱으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극대화시켜 기존의 다른 온라인몰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만족하는 롯데ON을 운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마트도 오프라인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온라인 신설법인 SSG닷컴을 출범시키는 등 온라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1분기 총매출 9170억 원을 기록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한 매출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AI 기술 투자 지속 확대

AI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과 판매 방식이 온라인 쇼핑 시장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자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AI 부문 선두주자 아마존이 알렉사를 통한 맞춤형 상품추천과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구글은 구글홈과 구글어시스턴트를 통해 음성 주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챗봇 형태로 고객 상담, 제품 추천 등이 많이 이뤄지는데 최근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나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등이 등장하면서 구글과 같은 음성 주문을 통한 새로운 유통 환경 구축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은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도적으로 판매하는 농협이야 말로 자체 온라인몰인 농협몰 역량 강화를 위해 아마존, 쿠팡과 같은 유력 온라인 업체, 온라인 유통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농협이 유통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AI 등을 활용한 소비자 구매패턴, 수요예측을 할 준비를 시급히 하고 리테일 테크를 주도적으로 받아들여 온라인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영농조합법인 등 생산자조직들은 자사 상품에 특화된 온라인몰을 운영하거나 전문 온라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예를 들면 농협은 생산을 통한 상품 공급 쪽에 집중하고, 판매는 전문 온라인 업체나 벤처 스타트업이 담당하게 하는 등 협력 체제를 통해 상승효과를 내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아마존의 경우 회원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구매 가능한 상품을 추천하고 있는데, 아마존 매출의 35%가 추천 상품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특히 농산물 도매시장도 단순한 중개 기능에 머물고 있으면 장기적으로는 도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온라인 유통과 리테일 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기존 시설은 온라인 유통의 물류기지 등과 같은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는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온라인몰 모바일 거래가 주도

온라인 쇼핑은 최근 새벽 배송 등 배송경쟁력이 강화되고 상품추천, 간편 결제 등 편리성이 높아지면서 매출 또한 급증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중 모바일을 이용한 쇼핑 거래액 비중이 60.8% 차지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35조 원으로 연평균 20.8%씩 성장하고 있는데, 가전·전자·통신기기가 연평균 27.2%, 여행과 교통서비스가 10.8%, 음식서비스가 93.0%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음식료품이 온라인 쇼핑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 농축수산물의 비중은 2.6%이며, 매출 비중이 큰 상품군은 가전과 전자통신기기(10.8%), 의류(10.7%), 여행과 교통서비스(12.9%) 등이다.

또한 배달음식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발달로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온라인 쇼핑업체가 대거 배달시장에 진입하면서, 모바일 기반의 음식배달 서비스가 급성장해 음식배달 부문은 7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온라인 유통업체인 쿠팡은 고객들의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통해 무상으로 배송을 실시하는 로켓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온라인 식재료 배송업체인 마켓컬리는 2015년 5월 ‘샛별배송’을 선보이면서 신선도가 중요한 신선식품도 온라인에서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면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유통의 특징을 소비자 기호를 신속히 반영하는 것에서 찾고 있다. 격변하는 농식품유통 시장에서 오프라인이 지는 대신 온라인 유통혁명이 진행되면서 과거 소품종 대규모 생산 방식의 유통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의 유통체계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결국 유통업체들이 온라인화되고 리테일 테크로 무장하게 되면 소비자의 선택권도 따라서 넓어지고 정보 수집, 처리 능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어 스마트 환경에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더 빠르고 다양하게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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