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장벽 넘었다… 농산물·축산물 온라인 구매 '급등'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어플 통해 상품 원산지
재배자 정보 제공으로 신뢰도 UP

엄격한 품질 관리와 빠른 배송
합리적 가격… 소비자 '호응'

'코로나19'로 대한민국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사회적 거리두기, 면역, 건강 등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가장 달라진 것은 바로 구매방식.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형마트와 오프라인 구매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실제로 코로나 19여파로 온라인 몰의 구매율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300% 이상 높아졌으며 생필품 구매는 더욱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온라인 구매율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던 식품구매율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이 같은 구매패턴 변화는 플랫폼을 제공해 오픈마켓형태로 진행하던 초기의 온라인몰에서 ‘마켓컬리’등으로 대표되는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 몰로 발전하는가 하면 품목별 전문 온라인 몰을 통한 모바일 구매로 확대되고 있다. 

쌀, 과일, 채소, 한우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몰의 ‘진화’를 들여다보자.
 

# 코로나19 장기화 쌀 구매 중량 늘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9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 3337가구 중 44.6%에 이른다. PC보다는 모바일을 통해 식품을 구매한다는 응답은 3배나 높았다.

이 중 쌀의 경우 신선도 등에 크게 우려가 없다보니 전체 응답자의 25% 가량은 온라인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소포장 쌀 상품의 구매가 주를 이뤘지만 코로나 장기화 우려로 중량이 4kg 넘는 쌀을 구매하는 가구가 늘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외에도 여주 쌀, 쌀주머니, 용인시농협쌀 등 쌀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앱을 통해 구매하는 비율 또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50~60대의 경우 대부분 쌀을 집근처 마트나 대형유통업체에서 구매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바일을 통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나 농협이 나서서 판매하는 쌀은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구매자들의 전언이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김미숙 씨는 “예전에는 홈쇼핑을 통해서만 식품을 구매했지만 주변에서 모바일로 쌀을 구매했는데 오프라인으로 구매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으로 전문 쌀 판매 업체에서 구매를 했다”며 “도정날짜나 품질의 차이도 없고 오히려 쌀 관련 레시피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앞으로는 모바일을 통해 쌀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온라인 구매 망설이던 채소, 빠른 배송 ‘OK’

▲ 농산물 구매 모바일 어플 ‘돌쇠네농산물’.

채소의 경우 무엇보다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관리와 빠른 배송에 관심이 집중된다.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채소의 경우 농장과 직거래 형태로 운영하는 전문 온라인몰이 늘고 있다.

일례로 돌쇠네농산물의 경우 산지 직거래형태로 운영되는 쇼핑몰로 제철농산물 섹션에 원산지와 농업인의 이름, 소요기간, 택배사, 상품 등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돌쇠네농산물에서 채소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30대 함현호 씨는 “맛과, 품질이 우수하고 배송시일까지 신선도도 유지돼 신뢰할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기 때문에 모바일을 통해 앞으로도 채소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라 일부 온라인 채널은 구매가 대폭 몰리면서 채소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항의를 지속적으로 제기함에 따라 자가 배송시스템을 추가적으로 갖추기도 한다.

도매시장 업계 관계자는 “도매시장에서 이뤄지는 경매의 경우 등급에 따라 가격차가 현저하게 나타나지만 소비자들은 굳이 등급을 따지지 않으며 좀 더 낮은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모바일을 통한 농산물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빠른 배송과 업계의 가격 경쟁에 따른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 농산물 모바일 어플, 과일 모든 정보 알려줘

▲ 농산물 구매 모바일 어플 ‘다랑’.

과일의 경우 구매를 결정할 때 당도와 식감이 우선되기 때문에 대형유통업체의 농산물 파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품목이다. 

최근 과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몰에서는 소비자들의 이 같은 요구를 적극반영, 당도와 식감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농산물 모바일 어플 ‘다랑’은 전국과일지도 등 과일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과일의 제철시기, 출하시기, 과일별 당도와 산도, 생산자 정보 등을 제공한다. 앱의 섹션 중 나만의 맞춤과일에서는 설문을 통해 체질과 건강을 고려한 맞춤 과일을 추천한다. 다랑은 농어업인 등 생산자와 소비자를 100% 직접 연결해주기 때문에 중간 유통 수수료가 없다. 소비자는 다랑의 라이브방송을 통해 판매 상품의 정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며 실시간 주문·결제도 가능하다.
 

# 축산물, 온라인구매 부쩍 늘어

▲ 전국한우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우먹는날’ 온라인몰.

제품당 단가가 비교적 높고 배송으로 인한 신선도 유지 등의 문제로 그동안 온라인 구매가 다소 낮았던 축산물의 구매도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새벽배송, 당일배송을 실시하는 쿠팡과 마켓컬리, 쓱(SSG) 등의 온라인 쇼핑몰은 더욱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마켓컬리 축산상품의 경우 지난 1월 대비 3월의 매출은 약 70% 정도 성장했다. 매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코로나19 이후 평년과 비교했을 때 축산물 매출이 30~50%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몰의 바이어들에 따르면 HMR(가정간편식) 상품과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밖으로 나가기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집에서는 즐기기 어려웠던 곱창, 막창 등 특수 부위의 상품도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닭고기 등 제품 단가가 낮은 제품들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우는 이번 코로나19의 수혜 아닌 수혜를 입은 축종이라고 불릴 정도다.

단가가 높은 한우는 온라인 구매보다는 직접 제품을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꺼리면서 온라인으로 한우를 구매했다가 품질이 좋아 재구매를 결정했다는 고객이 상당수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전국한우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3월 한달간 협회를 중심으로 한우 부산물 판매를 통해 판매 한달만에 매출액 10억 원을 달성하며 가능성을 열었다. 협회는 이를 계기로 ‘한우먹는날’ 마켓 페이지를 통해 한우부산물 상시 판매와 함께 한우부산물을 활용한 HMR 제품 등을 개발해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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