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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스마트팜 추진방향’ … 인공지능으로 더 쉽게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스마트팜개발과장

우리나라 농업은 고령화와 높은 노동 강도로 인해 청년인구의 유입이 어려운 구조로 타 분야보다 생산인구 절벽화가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최근 농업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 융복합 기술을 스마트팜에 적용해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최적상태로 관리하고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구현하는 차세대 농업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우리나라 농업의 재배여건과 농가규모에 적합하도록 ICT(정보통신기술) 적용 분야로 나눠 규격화했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작물의 생육환경을 점검하고,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해 보급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해 스마트팜 보급목표는 7000ha로 적용 가능한 면적의 70%에 달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형 스마트팜을 기술 수준에 따라 세대별 모델로 정립하고 ICT 장비표준화, 핵심기술 국산화, 인공지능 기술 적용과 빅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R&D(연구개발)를 수행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의 ICT융복합 확산정책과 연계해 보급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 기술은 농업인 편리성 증대를 위해 온도, 습도, 일사 등 센서 정보와 카메라 영상정보를 이용해 온실을 원격 모니터링하고 모바일 기기의 앱(app)에서 온실 환경을 원격 제어가 되도록 개발됐다.

ICT 기술들의 조합에 따라 기본형과 선택형으로 구분되며, 농업인이 재배시설과 작물별 제어 환경요인에 따라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2016년 개발된 1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의 특징이다.

맞춤형 스마트팜으로 인하여 설치비용이 0.33ha기준 약 30%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세대 스마트팜을 도입한 많은 농가에서는 영농의 편의성 향상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1세대의 경우, 모든 농사 환경을 농업인이 직접 설정하고 조작해야 하므로 농사에 대한 지식은 물론,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ICT 역량도 필요하다. 이에 농사 경험이 적은 젊은 농업인이나 귀농인, 농사 지식은 있지만 ICT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업인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기술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현재 중점적으로 연구개발 중인 한국형 2세대 스마트팜 기술은 인공지능으로 작물의 재배환경과 생육, 질병 상태를 진단할 뿐만 아니라 음성지원 플랫폼 ‘팜보이스’와 재배 전 과정에서 적합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농사 경험이 적은 젊은 창농인이나 ICT에 미숙한 고령 농업인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 전반에서 4차 산업혁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사물인터넷 기술이 깊숙이 파고들어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로 집과 사무실에 있는 가전 기구들을 제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농업분야에서도 스마트 기기를 농사에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IC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팜 연구개발은 농작업 편리성과 농업 생산성을 높여 국내농가의 소득증대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기술과 시스템 수출의 길을 열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한국형 스마트팜의 기반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농업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농업의 미래 디지털 농업의 실질적인 솔루션

그렉 마이어스(Greg Meyers), 신젠타 글로벌 IT·디지털 헤드

 

농업의 기계화, 합성비료 개발과 작물보호제의 진화, F1 종자의 탄생 등 1950년대부터 세계는 단지 12% 더 많은 땅에서 50% 이상 식량 생산을 늘렸다. 고도의 농업과학 발달과 함께 농업생산이 비약적으로 증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비용 집약적인 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농업은 전체 온실가스의 약 3분의 1을 배출하고 있으며, 전 세계 담수의 약 70%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농경지 토양의 탄소 함량도 약 50% 감소했다.  
 

20세기에 농업의 기계화와 화학·생물학에서의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 있었다면, 농업의 다음 단계의 획기적인 기술 발전은 컴퓨터와 데이터 과학이 될 것이다. 기후 변화와 농업의 온실가스 배출 등 보다 도전적인 농업 환경에서 우리는 늘어나는 인구를 위해 계속해서 식량을 공급하며 이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가장 현대화된 농업 재배기술을 필요로 한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농업인들의 수익성을 더욱 높이고, 더욱 생산적이며 더욱 지속가능하도록 해줄 것이다.
 

신젠타가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 농장관리 플랫폼은 위성이나 드론에서의 항공 이미지나 기상 모델링, 토양 센서를 통해 작물 생육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작물에 정상 생육과의 편차나 다른 요인이 발견될 경우 자동화된 시스템이 조기에 경고를 전달한다. 정확한 강우 예측이 관개 시스템의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며, 물 사용 또한 절감해준다.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농업인들은 더욱 전략적이고 정밀하게 농자재 투입을 관리하며 농자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오픈 플랫폼에 공유돼 농업인들이 정보를 모으고 서로 배울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디지털 농업 기술 회사들과 협력해 전세계에 걸쳐 농장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농업인들이 자원 효율성 벤치마킹을 위해 이러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날 많은 농장에서 평균 수확량, 평균 살포량 등을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으며, 저항성 관리 측면에서 필요하지 않는 살포는 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센서와 컴퓨터 이미지 기술이 농장을 훨씬 작은 단위로 세분화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광범위한 평균뿐만 아니라 세분화된 데이터로 현장의 가변성을 보다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더욱 세밀한 응용 프로그램으로 모니터링 및 스카우트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유럽에서는 살포 장소와 환경, 살포 압력, 사용량, 살포기 운전 속도 등 모든 상세한 조건에 대한 각각의 사용지침이 제공된다. 우리는 제품에 알고리즘을 함께 제공해 농업인이 제품을 스캔하면 이러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살포기 폐회로 처방방식으로 자동적으로 공유돼 자율 분무기를 통해 정해진 수로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살포량과 속도 등 사용법에 맞게 작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과도한 양을 분사하거나 불필요한 곳에 분사하는 등의 문제들을 없앨 수 있다. 
 

신젠타는 더욱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핵심 제품인 작물보호제와 종자에 디지털 기술과 제품이 함께 제공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가 판매하는 대부분의 작물보호제와 종자 제품에 알고리즘이 함께 제공돼 우리의 제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될지 더욱 최적화해 사용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우리는 다가오는 디지털 농업 시대에 농업인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인구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가장 현대화된 농업 재배방식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분야에 스마트팜 사업시 유의점

김유용 서울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농산업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내 IT산업의 기술을 농업생산분야에 접목해 단숨에 농업선진국에 도달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정부에 의해 2014년부터 스마트팜, 2016년부터는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지원사업이 시작됐다. 
 

일반인들이 들어도 쉽게 이해가 가는 것이 매일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니 IT기술을 농업현장에 접목하게 되면 생산성은 급격히 향상되고, 농업현장에서 노동력은 획기적으로 절감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앞서는 것이다.
 

축산분야에서도 양돈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팜사업, ICT사업으로 농장의 시설개선은 물론, 신규시설의 신축, 환경모니터링 시설이나 장비까지 자부담 20%에 정부의 융자 80%까지 지원받으며 전국의 많은 농가들이 참여하게 됐다. 
 

최근 들어 축사환경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악취민원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축산농가들은 내외부 축사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축산농가들의 낡은 축사환경이 개선돼 악취민원이 줄어들고 사육하는 가축들의 생산성도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양돈장을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는 사료의 액상급이시설은 돈사내에서 비산먼지가 저감되고, 사료와 물의 허실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어서 제대로 운영하는 양돈장들은 매우 효율적인 시설이라고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팜사업이나 ICT융복합 지원사업은 자부담은 10~20%에 불과하고 융자가 대부분인데, 5년 거치 7년 분할상환기간이 도래됐을 때 융자금을 갚지 못하면 농가들은 재무적으로 심각한 유동성위기에 처하게 된다. 농업에 종사하는 많은 농민들이 재무제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현금 유동성에 대한 준비를 해둬야 하는 사업적인 마인드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거치기간이 끝나면 정부자금대출이 일반대출로 변경되면서 이자부담도 급격히 높아져 재무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현장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살펴서 건실한 농가들이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마트팜과 ICT융복합 지원사업을 신청하는 농가들의 재무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재무적으로 유동성이 발생하는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확실히 공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팜과 ICT융복합 지원사업 신청을 고려하고 있는 축산농가들도 IT기계나 시설들을 설치하면 농장의 생산성이나 수익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유럽의 양돈선진국들의 농장에는 우리나라처럼 스마트팜과 ICT융복합 시설이 없어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과 저렴한 생산비를 보여주고 있다. 
 

좋은 시설, 좋은 환경이 축산농가의 생산성과 수익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벼는 주인의 발자국소리를 들으면서 큰다”는 우리 조상님들이 농업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 새겨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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