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기술로 변화하는 미래농업 ② 고되고 위험한 일에서 탈출시켜 주는 '무인화'

'농사는 기계가'… 자율주행 농기계 시장 급성장 전망 이문예·이호동 기자l승인2020.05.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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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업계

반자율 기술 농기계 세계적 추세
앞으로 3~5년 후 수요 많아 질 것


축산업계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 관리 가능한
로봇착유기 설치 농가 꾸준히 늘어

 

농촌 고령화 심화로 노동력 절감 기술에 대한 농업인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세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농업인의 노동력에 근간을 두지 않고도 농업이 가능한 ‘무인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농업인의 직접 노동이 농업의 필수 조건이었던 시대와 종말을 고할 때가 머지않았다. 

 

# 인력 투입 줄이는 무인화 농기계 개발 ‘활발’

스스로 방향을 바꿔 운행하는 자동조향 시스템이 탑재된 농기계는 해외에서 7~8년 전부터 시판돼 2017년 이미 100억 달러(10조 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했다.   

시장 예측 전문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2017년 104억8000달러이던 자율주행 농기계 시장은 연평균 13%씩 성장, 2022년에는 약 184% 성장해 193억4000달러 규모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성장세는 이보다 조금 둔화되겠지만 계속해서 연평균 1.2~4.4%의 성장을 기록, 2037년에는 277억50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 트랙터 시장과 관련해선 2028년이나 돼야 약 2000대 정도가 보급되는 등 의미있는 기록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후 연 평균 보급률이 37%씩 폭발적으로 증가, 2034년에는 1만8000대, 2037년에는 3만9000대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무인화 농기계 시대의 장밋빛 전망이 그려지고 있는 만큼 국내 농업계도 ‘자율주행’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하 농과원)은 1999년 원격제어가 가능한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한 이후 지속적으로 무인화 농기계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다.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한 '궤도형 벼농사용 제초로봇'의 현장 적용 모습.

지난 2011년~2014년에는 물논에서 5cm 오차 이내로 모 사이를 자율주행하며 잡초를 제거하는 ‘궤도형 벼농사용 제초로봇’을 개발하고, 2015년~2018년에는 기존보다 성능을 높이고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바퀴형 벼농사용 제초로봇’을 연이어 개발했다. 이를 통해 50분만에 10a 논의 잡초를 제거할 수 있게 됐으며 능률은 인력의 20배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2016년~2018년에는 과원용 자율주행 로봇플랫폼과 자율항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과 과수원 등 주기적으로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곳에서 사람을 대신해 작업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과수열을 오차 5cm, 각도 편차 1.99도 이내에서 따라갈 수 있고 과수 크기가 달라도 과수 인식률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2018년부터는 과원용 로봇 방제 기술을 연구 중이다. 자율주행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과수의 유무와 형상을 인식해 선택적으로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한 동시에 LS엠트론과 공동으로 자율주행 농기계 활용 기반 기술과 매뉴얼 등을 연구 중이다. 

농과원은 현재 5년 단기 계획과 5년~15년 중장기 계획도 세워 추진 중이다.

단기 계획에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기존 농기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와 이기종간 정보 공유 기술을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장기 계획으로는 자율주행 기능과 더불어 농작물을 인식해 수확하는 기술, 연약 지반에서도 자유롭게 주행·작업이 가능한 농작업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제훈 농과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장은 “현재 국내 무인화 기술 수준은 외국에 비해 5년이나 뒤처져 있다”며 “수요가 있어야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아직은 무인화 농기계 투입에 드는 비용 대비 실익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커 농업인들의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선 작년부터 대동, 구보다 등에서 무인직진 이양기를 보급, 지난해에는 300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반자율 기술 농기계가 세계적 추세이며, 앞으로 3~5년이면 많은 농가가 반자율 농기계를 사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 낙농가 착유노동 해방, ‘로봇착유기’

▲ 로봇착유기를 이용해 착유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반복되는 착유로 발생하는 낙농가의 강도 높은 노동과 스트레스를 해방시켜주며 축산 부문 무인화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는 로봇착유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 로봇착유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네덜란드 렐리(Lely)사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애그리로보텍에 따르면 2006년 국내에 로봇착유기를 처음 도입한 이후 설치 농가가 꾸준히 늘어 지난 4월 기준으로 전국에 82대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그리로보텍 관계자는 “로봇착유기를 활용하게 되면 데이터에 기반한 신속한 개체 정밀 관리로 문제 발생 시 조기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물론 자동화된 장비로 노동력 절감과 관리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에 설치 농가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라며 “또한 최근에 정부의 ‘축산ICT융복합지원사업‘을 통해 보조(30%)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설치 농가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로봇착유기를 설치한 현장 낙농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 로봇착유기를 설치한 현장 낙농가가 PC로 데이터에 기반한 개체 정밀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애그리로보텍을 통해 랠리사의 로봇착유기를 설치한 한 낙농가는 “로봇착유기 설치로 고령의 낙농 1세대들이 육체적인 노동을 덜하게 돼 지속가능한 목장 운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또한 많은 낙농가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데 새롭게 낙농 현장에 몸담게 되는 낙농 2세대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반복해야 하는 착유에서 해방되고 그 시간을 목장 경영, 젖소 건강 관리,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낙농 전문가들도 향후 국내 자동착유시스템 도입 비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노동력 부족과 후계 양도 등으로 무인화와 자동화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농진청 축과원 낙농과 관계자는 “자동착유시스템의 역사는 20년 이상인 것은 물론 전 세계 보급 대수를 보면 관련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고 제품의 기계적 검증은 어느 정도 끝났다고 봐야한다”며 “낙농 분야는 착유 등으로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결국 이를 해결해 주는 로봇착유기의 보급은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원활한 적응을 위해 농장 운영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와 그에 따른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문예·이호동 기자  moonye@aflnews.co.kr, lhd0408@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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