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농·축산업 ‘온실가스 저감’ 노력 가속
바이오차, 토양과 혼합시 탄소격리·미생물 증진 역할
산림가꿔 탄소저장 흡수량 늘리는 기술연구도 ‘현재진행형’

[농수축산신문=서정학·이호동 기자]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등의 온실가스는 태양 복사열을 흡수하거나 재방출하면서 온실효과를 나타낸다. 이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해 사막화와 해수면 상승 등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농축산업 현장에서도 화석연료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농축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대기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많은 농가들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다양한 기술과 기자재를 도입하고 있다. ‘녹색기술’이라 불리는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 농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지 살펴봤다.

 

# 최소경운기술로 농기계 덜 사용하고 온실가스도 줄이고

벼 재배 현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복합이앙기로 경운을 최소화하는 최소경운기술이 개발된 바 있다.

최소경운기술은 기존 이앙기에 경운과 약재 살포, 시비 기능 등을 추가한 복합이앙기를 통해 실현된다. 복합이앙기를 통해 이앙과 제초제 처리, 측조시비 등의 이앙작업을 동시에 처리함으로써 농기계 사용시간과 소요 노동력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최소경운기술 도입 시 △경운, 정지, 균평 작업 제외로 인한 농기계 사용 감소 △관수 처리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토양 비옥도 개선으로 인한 토양의 유기 탄소량 증대 등으로 인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나타난다.

이 같은 복합이앙기는 농기계 제조업체 ‘희망농업기계’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공동연구를 통해 2016년도에 초기모델이 개발됐다. 이후 농경연은 지난해 ‘최소경운 기계이앙의 요인별 경제성 평가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적용 방안 구축’ 연구를 통해 최소경운기술의 손실가스 감축효과를 평가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 최소경운을 실시하면 전체적으로 10a당 0.41톤CO2eq의 온실가스가 감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O2eq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양이다.

다만 농경연이 벼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복합이앙기의 기술 수용성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상용화되지 않은 복합이앙기를 신뢰할 수 없단 이유로 시범적 도입을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향후 점진적으로 복합이앙기의 기술적 안정성을 높여나갈 방안이 요구된다.

 

# 토양에 탄소 격리하는 ‘바이오차’ 기술

▲ 바이오차를 이용하면 대기 중 탄소를 토양에 반영구적으로 격리시킬 수 있다. 사진은 바이오차를 이용해 만든 토양개량제.

최근 비료와 토양개량제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는 바이오차(Bio-Char)는 대기 중 탄소를 토양에 격리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유기물인 바이오매스를 열분해해 유기물과 숯의 중간 성질을 갖도록 만든 물질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바이오차를 이용한 토질 개선 및 탄소 격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매스를 열분해한 바이오차에는 바이오매스에 있던 탄소의 80%가량이 남게 된다. 이러한 바이오차는 토양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남아 온실가스로 배출되는 탄소를 토양에 격리하게 된다.

또한 바이오차는 토양에 혼합될 시 미생물의 활동을 증진하고 산성화된 토양을 중성화하는 등 토양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보인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은 2018년에 바이오차를 활용한 팰릿형 퇴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수확량의 변동 없이 토양 중에 더 많은 탄소를 격리할 수 있도록 돈분 퇴비에 바이오차를 8대 2 비율로 섞어 개발됐다. 토양과 대기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면서도 작물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 농자재가 개발된 것이다.

# ‘숲가꾸기’ 기술 통해 산림의 탄소저장·흡수량 증대

▲ 산림은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적정 기술을 더하면 탄소저장, 흡수량을 더욱 늘릴 수 있다.

대표적인 탄소 흡수원인 산림의 탄소저장·흡수량을 늘리는 기술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2018년에 국내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산림흡수원을 새롭게 포함하고 2030년까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3830만 톤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등은 국가 온실가스 저감에 산림흡수원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산림과학원의 ‘탄소 흡수 증진을 위한 숲가꾸기 기술 개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벌 시 토양의 탄소저장량은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일례로 강원도 정선지역 6영급 소나무 임분 밀도가 대조구 2009~2015년 평균 592본/ha, 15% 간벌처리구 585본/ha, 30% 간벌처리구 475본/ha일 때 산림 지상부 연평균 탄소흡수량(tC/ha/yr)은 15% 간벌처리구가 5:3으로 가장 많았고 대조구 2.4, 30% 처리구 1.9순이었다.

또한 집재·조재작업 시 체인톱과 우드그랩, 궤도형임내차를 사용할 경우 하베스터와 포위더 등 다른 기종을 사용할 때 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탄소흡수율을 높이는 작업방식과 기술들이 있으나 이는 생산성과 비용과는 반비례하는 경우가 있어 작업환경에 따른 최적의 작업기술 혼용이 요구된다.

 

# 사료배합 재료 달리해 축산부문 메탄가스 저감

▲ 축산 현장에서는 사료 배합 비율과 원료를 달리하는 기술연구 등을 진행해 반추동물의 반추위 내 메탄 생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축산 현장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저감을 위해 사료배합 비율과 원료를 달리하는 기술연구도 진행된 바 있다.

김은중 경북대 교수가 발표한 ‘반추동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저감방안’ 논문에 따르면 소화 과정에서 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다시 씹어 먹는 특성을 가진 반추동물의 반추위 내 메탄 생성은 사료원료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곡류 위주의 농후 사료 급여량이 많아질 경우 반추위에서는 프로피온산(propionate)의 농도가 증가하고 이는 반추위 내 메탄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는 이 같은 원리를 활용해 반추동물에게 사료 급이 시 농후사료의 비율을 높이거나 사료 중 지방 원료의 함량을 높여 반추동물의 장내 메탄의 생성을 줄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맥주박을 소에게 급여할 경우 메탄가스 배출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벨기에의 플랑드르 농수산식품연구소(ILVO)에 따르면 맥주를 만들고 남은 발효된 보리를 소에게 급여한 결과 메탄가스 배출이 13%가량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맥주박을 사료로 활용할 경우 콩 등 곡물첨가를 줄여 생산비를 줄일 수 있고 식품 폐기물 감소 등 환경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플랑드르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이미 사용된 곡물이 소의 소화를 개선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시한 것으로 양조장에서 나온 부산물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어떤 원인으로 메탄가스가 감소하는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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