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

냉해로 벌꿀 생산량 급감…대책마련 시급
아까시벌꿀위주 양봉산업 구조가 문제
지속가능한 양봉산업 영위위해 체계적 벌꿀수급관리·다양한 밀원수 개발 중요
엄익복 기자l승인2020.05.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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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엄익복 기자] 

- 가축재해보험 보장범위 확대·정부차원 지원 절실

“올해 냉해로 인해 벌꿀 생산량이 급감함에 따라 양봉농가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막막한 형편입니다.”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양봉농협과 농촌진흥청, 한국양봉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벌꿀 작황 현장조사 결과 냉해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조합장은 “냉해뿐만 아니라 잦은 비와 강풍으로 벌꿀 생산량이 매우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악의 벌꿀흉작을 기록한 2018년 생산량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봉농협에 따르면 2018년 이맘때쯤 약 2000드럼의 벌꿀을 수매했는데 올해는 200드럼에 그쳤다. 벌꿀 생산량이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수분함량이 높아 실제 벌꿀 생산량은 더욱 형편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벌꿀 생산량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김 조합장은 “아까시 벌꿀을 정상적으로 생산하려면 한낮 기온이 25~27도로 유지돼야 하는데 20도를 밑돌면서 아까시나무 꽃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꽃도 일찍 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까시꽃 개화기에 잦은 비와 강풍도 벌꿀 흉작을 부채질했다”며 “냉해에다 비바람까지 겹쳐 아까시꽃이 미처 피지도 못하고 낙화해 버려 꿀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최근 우박과 냉해, 강풍 등 이상기후 탓에 벌꿀 생산량이 들쭉날쭉하고 있다. 2018년 최악의 벌꿀 흉작을 기록했던 반면 지난해 반짝 개선되는듯하다 올해 또다시 최악의 흉작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 조합장은 아까시벌꿀 위주의 양봉산업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양봉산업 영위를 위해서는 다양한 밀원수 개발이 중요하다”며 “헛개나무를 비롯해 쉬나무, 피나무 등 밀원수와 자운영, 메밀, 유채 등 다양한 밀원을 확보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체계적인 벌꿀수급관리가 필요하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벌꿀 생산량 편차가 심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 지자체, 협회, 농협 등이 함께 벌꿀수급관리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양봉농협은 올해 최악의 벌꿀 흉작이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구매자금 미수금과 출하선급금 상환을 1년 유예하고 사료비도 일부 보조할 계획이다.

문제는 벌꿀흉작이 일부 지역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양봉농협만으로는 힘이 부친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김 조합장은 “조합차원에서 다양한 지원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며 “벌꿀 흉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봉농가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벌꿀 흉작 때는 부업농이나 취미로 하는 양봉농가보다 전업농의 피해가 더욱 큰 게 사실이다”며 “전업농 위주의 사료비 지원과 경영안정자금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 조합장은 벌꿀 흉작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가축재해보험의 보장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축재해보험은 화재, 홍수, 폭설 등 자연재해로 인한 직접 피해만 보장한다는 것.

그는 “이상기후로 인한 밀원수 피해로 입은 벌꿀 흉작은 2차 피해로 분류돼 재해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화재, 홍수, 폭설 등은 일부 지역에 해당되지만 벌꿀 흉작은 피해가 훨씬 크고 전국적인 추세인 만큼 재해보험 보장범위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엄익복 기자  ickbok@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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