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지구 온난화와 코로나19 등 세계적 재난 문제를 타개하고자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에 ‘그린뉴딜정책’이 있다. 그린뉴딜은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추진했던 뉴딜정책을 뛰어넘는 개혁을 통해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그린(Green, 녹색)'에 '뉴딜(New Deal)'을 합성한 용어다. 그린이 키워드가 되는 정책이므로 임업의 혁신은 빼놓을 수 없다. 전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은 녹색 그 자체다. 우리는 과거 헐벗은 산을 녹색으로 바꿔 놓았고, 앞으로는 녹화된 산림을 기후위기 대응과 저탄소 순환경제실현을 위해 그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산림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산림에서 생산된 목재는 탄소를 고정하고 있으며 주택과 가구 등으로 이용함으로써 철이나 플라스틱 등의 소재를 대체한다.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장기간 탄소를 고정해 온실가스감축 효과를 확대할 수 있다. 지속적인 임업 육성이 그 기반이다.

이미 캐나다와 일본 등 임업선진국에서는 임업 활성화와 목재이용 확대를 통해 저탄소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산림 탄소흡수량 증진을 위한 적절한 간벌, 산림정비를 위한 임도의 확충, 학교 등 공공건축물의 목재사용 의무화, 빌딩 등의 목구조화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공헌하고 있다.

임업의 순환경제실현을 위해서는 임도(林道) 같은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임도는 산림경영에 필요한 요체이며, 임도밀도는 산림선진국의 척도로 우리나라는 ha당 불과 3.3m로, 독일 46m, 오스트리아 45m, 일본 13m에 비해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산림은 수령 30년생 이상이 면적과 축적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가치 보전을 위해 지형과 수종에 따른 ‘장벌기’ 임업과 ‘단벌기’ 임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장벌기 유형의 임업은 산림선진국처럼 100년 이상된 수종을 20% 이상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간벌을 통한 벌기령이 넘은 임목에 대한 인센티브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단벌기 임업유형의 경우 기후적으로 맞지 않는 수종은 과감하게 수종갱신이 필요하며, 그렇게 생산된 목재를 가공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요구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목재자급률은 16% 전후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은 2002년 18.8%에서 2018년 36.6%로 약 18%포인트나 높아졌다. 기후위기 대응과 저탄소 순환경제 실현을 통해 임업과 목재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녹색 그 자체인 산림은 산림휴양과 교육, 의료 등 4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일자리 창출의 보고이지만 아직까지 미개척분야다. 그린뉴딜정책을 임업분야에 도입하면 은퇴자들이 편안하고 건강하게 머무는 장소가 되고, 수도권 밀집을 줄이며,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이다.

이처럼 그린뉴딜정책에 부합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임업의 발전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산림의 간벌과 인재육성 방안 등이 논의돼야 한다. 목재이용 촉진과 보급개발을 위해 산림환경세 창설이나 국가 예산 지원 등의 방안도 토론해야 한다. 산림과 임업이 환경과 전 국민에게 제공하는 공익적 가치가 크다는 점을 국민들이 인식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과 합당한 보상체계가 갖춰지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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