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자발적 수급조절과 미경산우 비육지원 필요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전문가들의 거듭된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우수급조절협의회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주최한 ‘한우, 안정적 수급관리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2013년의 소값 폭락이 재연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한 생산자들은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에 대한 예고는 수차례 거듭됐다며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자세를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를 중심으로 한우 산업의 미래 대책에 대해 고민해 본다.

 

#소값 폭락 사태 때와 비슷해

‘중단기 한우 수급 및 가격 전망’을 발표한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은 내년도 한우 도축 마릿수가 2012년 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2011년에서 2013년의 한우 불황기와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 팀장은 “코로나19 발생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가정 소비 증가와 확대로 한우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그러나 2022년까지 한우 도축마릿수 증가세 지속이 예상돼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경연은 이력제사육분석을 토대로 올해 한우 도축마릿수는 78~79만 마리, 내년에는 84만 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2년에는 91~92만 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모형에 따라 2022년에는 도축마릿수가 95만 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팀장은 “2011~2013년의 과거 한우 불황기에 도축마릿수 증가로 도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 수익성이 악화된 바 있다”며 “2013년 당시 도축 마릿수가 96만 마리까지 증가하면서 1등급 도매가격이 kg당 1만30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는데 2021년 한우 도축 마릿수 예상치는 2012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한우 사육 마릿수 변화, 사육구조 변화, 대응방향’을 발표한 전상곤 경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20마리 미만 사육 가구수와 마릿수는 감소한 반면 50마리 이상 사육농가는 증가하면서 규모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과거 소규모 번식농가에서 현재는 일관사육농가 비율이 증가하면서 현재의 농가들은 과거처럼 산지가격 변화에 급격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일관 사육 농가가 증가하면서 송아지 거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송아지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농가의 경영불안정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며 “규모화된 한우 사육 농가의 자율적 사육 마릿수 유지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사육마릿수 과다 상황이 지속되면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상치 아닌 실질적 대책 필요

한우협회를 대표해 토론자로 나선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한우 마릿수 증가에 대한 경고는 여러 토론회를 통해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제는 예상치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예견된 불황을 대비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못 박으며 “한우 마릿수 증가에 다른 선제적 수급조절이 절실하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며 “정부와 관련기관 생산자들이 함께 공감하고 대책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우협회는 정부와 협회가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필요함에도 미경산우 사업을 지난해 한번, 단발로 실시하고 지속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소규모 번식농가가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현실적 참여가 낮고 사업효과를 감안할 때 전문 비육농가 참여를 통해 신속한 수급조절이 가능하다”며 “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급조절 방안으로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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