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하는 협동운동 이끈다’

[농수축산신문=하선주 기자] 

“우리는 별로 잘 하는 것 같지 않은데 주변에서 높게 평가해 주니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원칙대로 정도 경영하는 것이 농협이 나갈 길이라고 믿습니다. 농협은 농협만의 특성과 문화가 있어요. 다만 시류의 흐름을 타면서 농민, 조합원의 애로를 앞서 타개하려고 할 때 협동의 힘은 탄력을 받는다고 봅니다.”

정해명 홍성농협 조합장은 농협 경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충남 홍성군의 홍성농협은 이제 전국적인 선진농협 반열에 올라섰다. 유통, 경제, 교육, 신용 전 분야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중앙회 업적평가 종합업적상 등을 수상하는 등 타의 모범이 되며 벤치마킹 대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 규모는 7200억 원, 마트 매출 연 320억 원 등 당기순이익만 47억 원을 내는 선진복지 조합이다.

“코로나19 아니겠습니까? 농민, 군민, 지역민들이 코로나 극복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농협이 어떻게 돕고 협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겠나. 이런 것이 시류며 흐름이라고 할 수 있지요”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시속의 흐름에 맞는 경영을 펼쳐야 조직과 기업이 흥한다. 농협인생 30년 경륜의 정해명 조합장은 누가 뭐래도 이 분야의 ‘명장’이 됐다. 열악하고 험난한 시절에 농협 참사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경험을 쌓으면서 농촌, 농협, 조직의 생리를 뼈 속 깊이 이해했다. 우러나는 아이디어를 경영에 접목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출자가 된 것이다.

확신의 경영을 하는 것은 업무를 정통하게 알 때만이 가능하다. 정 조합장의 확신 경영은 하나로마트 경영에서 증명되고 있다. 홍성농협이 2012년 12월 매서운 찬바람 속에서 준공식을 가질 때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 즈음 홍성에는 롯데마트라는 대형마트가 들어와 소위 ‘개업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약 3000㎡ 부지를 확보, 2055㎡(623평) 건물을 2층으로 올려 뱃심 있게 밀어붙인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 매장은 주말에는 1일 1억 원, 평일에는 8000만 원의 매상을 올린다. 전국 2800개 하나로마트 중 20위 안에 드는 매장이다. 지금은 1124㎡에 760㎡가 더 증축됐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협동운동이어야 합니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어요. 화합과 상생이 사회를 건전하게 하지요. 이런 것이 더불어 사는 세상 아닙니까.” 홍성농협은 지역인재육성과 소외군민 돕기에도 앞장서는 한편 지역 내의 작은 조합과는 상생 협약을 맺으며 건전경영을 돕고 있다. 인근 조합에서도 인기 있는 조합이 됐다.

“중앙회는 지역 농협의 자금조달에 인색해선 안 됩니다. 농협 사업 역시 코로나 팬데믹에 휩싸여 있어요. 금융회사 매니저가 흥행을 이끌어내 흑자를 내주면 월급 외의 인센티브를 주지요. 조합원 농협이 출자하고 사업을 잘해주면 중앙회는 당연히 지역농협을 더 육성해 줘야 합니다.” 정 조합장은 농협은 행정 지원이 문제가 아니라 사업이 문제라며 중앙과 지역의 문제를 넌지시 짚으면서도 말을 아꼈다.

2009년 제12대 조합장에 취임한 정 조합장. 그는 오후 4시쯤 하나로마트 매장에 가서 장을 보러 온 2600 조합원과 10만 홍성 지역민을 면대하고 정겨운 인사를 나눈다. 부드러운 경영을 하는 덕장의 품격으로 새로운 지도자상을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조합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정으로 돌아가면 평범한 농부이자 가장이며 노모를 모시는 자손일 뿐이라며 ‘비전은 갖되 늘 낮게 임하자’는 좌우명으로 조합의 하루하루를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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