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래가능성은 낮지만 대비는 해야
산악지형·태풍 북상 영향
6개 성분 100여개 작물 등록준비 완료
등록가능한 모든 작물 검토
상황 주시하는 중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중국이 메뚜기떼로 인해 식량 생산에 비상이 걸리면서 우리나라로의 메뚜기떼 유입 가능성과 대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발생 상황과 우리나라로 확산될 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 중국 메뚜기떼 ‘비상’

FAO(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와 다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전파가 확산되고 있는 사막메뚜기떼는 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를 지나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코로나19 관련 예산마저 메뚜기떼 방제에 투입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인도 역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이들 국가와 인접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사막메뚜기떼에 이동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헤이룽장성을 비롯한 중국 동북지역에서도 사막메뚜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풀무치와 유사한 메뚜기떼가 대규모로 창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메뚜기떼는 7월에 성체가 되면서 본격적인 피해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비래 가능성은 낮아

중국이 이처럼 메뚜기떼로 비상이 걸리면서 우리나라 역시 날아서 유입(비래)되는 가능성에 대해서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농촌진흥청과 작물보호제업계 등은 아직까지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메뚜기나 사막메뚜기의 비래 가능성은 낮지만 대비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막메뚜기의 비래 가능성은 편서풍을 타고 중국을 지나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인데 아직 중국으로의 확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며 산악지역을 넘어와야 하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볼 수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또한 중국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메뚜기 역시 7월에 성체가 돼 우리나라로 내려올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다고 하더라도 태풍이 북상하는 시기와 맞물리게 되는 만큼 대규모 비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성체가 비래해 온다 하더라도 대규모 발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 세대 또는 두 세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 등록 등 대비는 진행중

낮은 비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비는 이뤄지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사막메뚜기 방제를 위한 약제가 등록이 돼 있지 않지만 풀무치에 대해서는 2~3개 작물보호제(농약)가 등록돼 있다. 사막메뚜기 역시 현재 6개 성분, 100여 개 작물에 대한 등록 준비까지는 진행된 상태로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약제 등록 등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성재욱 농진청 농자재산업과 사무관은 “열대거세미나방이 국내에 비래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며 “메뚜기는 잡식성이라 한두 가지 작물에만 등록한다고 해결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등록가능한 모든 작물을 놓고 검토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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