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묘장·APC 운영...멜론 재배기술 '상향평준화'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上> 케이멜론 실험소 ‘나주 시범포 농장’
<下>고품질 멜론 생산기지 ‘곡성농협’

▲ 곡성농협 육묘장의 전경.

당도 높은 고품질 멜론
해외에서도 입소문 자자
홍콩·대만서 인지도 높아

 

‘케이멜론(K-melon)의 ‘케이’는 곡성멜론의 약자’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로, 케이멜론을 논하면서 곡성멜론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오랜 기간 축적된 재배 노하우와 뛰어난 품질 경쟁력으로 멜론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곡성멜론은 케이멜론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곡성멜론의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곡성농협은 육묘장,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농가들이 고품질 멜론 생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곡성멜론의 생산기지’로도 불리는 곡성농협에서 멜론을 향한 남다른 노력과 열정을 엿보고 왔다.

 

농가 축적 노하우·깐깐한 품질관리가 경쟁력의 핵심

총 186명의 회원 농가로 구성된 곡성농협 케이멜론공선출하회는 지난해 출하물량 1254톤, 매출액 42억 원의 성과를 올렸다. 이는 전체 케이멜론 매출액의 30%에 달한다. 2000년부터는 일본과 홍콩, 대만에까지 수출되고 있다.

주성재 곡성농협 조합장은 “홍콩과 대만 쪽에서 케이멜론, 그 중에서도 곡성멜론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며 “곡성멜론을 따로 지목해 요청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그 가치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곡성멜론의 경쟁력은 재배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곡성멜론은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가 1954년 곡성에 멜론을 도입한 이후 1970년대 후반~1980년대에 농촌진흥청이 일반 농가에 멜론 재배를 장려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난 40여년간 농가들이 각각의 노하우를 축적해왔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작목반 운영 등으로 곡성의 멜론 재배 기술은 상향평준화돼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깐깐한 품질관리도 곡성멜론의 핵심이다. 곡성농협은 APC를 통해 당도 높은 고품질 멜론을 선별·공급해 지난해 기준 공선출하회 출하액만 52억 원, 이 중 케이멜론 출하액은 42억 원을 기록했다.

▲ 주성재 곡성농협 조합장(왼쪽 두번째)과 이수철 농협 산지유통국장(왼쪽 세번째)이 곡성농협 APC를 방문, 멜론 선별기를 둘러보고 있다.

 

주문생산 방식으로 모종부터 관리

곡성에서 멜론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데에는 곡성농협의 육묘장이 큰 역할을 했다. 곡성농협 육묘장은 1996년 설립돼 햇수로 25년이 됐다. 유리온실 3305.8㎡(1000평), 비닐온실 1983.5㎡(600평) 규모로, 멜론 외에도 수박, 오이, 토마토 등 다양한 종류의 작물을 키워내고 있다.

주 조합장은 “곡성에서 멜론 재배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육묘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육묘장이 없었다면 자칫 모종 공급에 차질이 생겨 멜론 사업 전반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곡성농협 육묘장에서는 100% 농가 주문생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품종과 규격, 수량, 출하일 등 농가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이름표.

이곳은 100% 주문생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곡성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주문을 받아 맞춤 생산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육묘판에는 주문자 이름과 품종, 규격, 수량, 출하일 등이 기재된 각각 이름표가 달려 있다.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양만큼 모종을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어 농가들의 만족도도 크다.

곡성농협 육묘장에서는 농가가 원할 경우 접붙임도 대리하고 있다. 멜론 접목을 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도 몇 안된다. 멜론의 맛을 그대로 유지해야 해 주로 기능성 호박류에 접붙임을 한다. 이 때문에 일반 멜론이 한 주당 400원꼴인데 비해 접붙임 멜론은 한 주당 700원이 넘는다.

▲ 멜론 접목 후 대가 부러지지 않도록 집게로 집어놓은 모습.

강성진 곡성농협 육묘장 과장은 “접붙임은 실패 확률이 커 농가 요구량의 140%를 파종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접붙임을 하면 뿌리의 성질이 세져 혹서기에 잘 버티는 등 장점이 많아 농가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곡성멜론은 5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생산된다. 여름철 수요를 겨냥한 곡성멜론은 이미 시장에 출하되고 있고, 추석 수요를 겨냥한 멜론은 지난 20일경 파종했으며 다음달 5~10일 정식하게 된다.

 

[Interview] 주성재 곡성농협 조합장
"농가 땀방울이 가치 있도록"

“질 좋은 모종 공급, 농가들의 뛰어난 재배 기술력, 엄격한 선별과정이 고품질의 곡성 케이멜론을 만듭니다.”

주성재 곡성농협 조합장은 곡성멜론의 뛰어난 품질력 확보 비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곡성 케이멜론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멜론 재배 기술력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온 농가들 덕이 크다”며 “농가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가치 있도록 모든 사업을 농가 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곡성농협은 유통활성화 자금을 활용, 농가들에게 육묘대와 선별비, 박스 제작비, 토양개량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속출하 공선출하회 조직을 활성화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수확기 인력지원시스템 구축, 고품질 멜론 생산단지 조성을 통한 수출 확대 등을 이뤄나간다는 계획이다. 

주 조합장은 “지난 10여년간 곡성멜론이 케이멜론 사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 해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는 맛과 신선함으로 믿음과 신뢰를 주고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 창출로 만족감을 줘 농협과 농업인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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