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주 부연구위원
인근 농업용수 공급 차질여부와 농업용 보 위치·개수 정리 필요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장기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농업용 보를 생태적으로 개선·통합·철거하려면 농업용 보와 농업용수 공급체계에 대한 데이터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원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3일 한정애(강서구병)·민형배(광주 광산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그린뉴딜과 하천의 생태복원-장기미사용 농업용 보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농업생산기반정비 통계연보에 따르면 농업용수 취수 목적으로 설치된 국내 농업용 보는 총 1만7955개이다. 이중에는 농경지나 농업인구의 감소에 따라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당초의 기능을 장기간 수행하지 않는 보가 있다. 이러한 장기 미사용 농업용 보는 방치 또는 훼손되면서 하천의 흐름을 방해해 하천 수생태계의 건강성이나 수질에 악영향을 미쳐 철거 또는 개선, 통합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조 부연구위원은 “생태환경을 위해 장기 미사용 농업용 보를 철거, 개선하는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하나 실질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농업용 보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농업용 보 철거시 인근 농업용수 공급시스템에 문제는 없는 지, 어느정도의 기간을 사용하지 않아야 철거를 논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료와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농업용 보 사용실태는 물론 농업용 보를 부분으로 하는 농업용수 공급시스템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보의 관리·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농업용 보 해체가 하천 생태복원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만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며 “미사용 보 자체만을 본다면 철거하거나 해체하는 것이 수생태에 이롭지만 농업용수 공급측면을 함께 고려하면 보 해체 시 오히려 상류부에 더 많은 농업용 저수지를 건설하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일부 농업용 보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장기 미사용 농업용 보를 철거하는 일에 대해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걸 전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영환 농어촌공사 수자원기획처 시설운영부장은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농업용 보라도 지하부나 인근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가뭄때라도 농업용수 공급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거란 전제가 있어야 미사용 농업용 보의 철거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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