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소과·조각 인기몰이… 가락시장, 7~8kg 소비가 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무더운 날씨의 영향으로 여름철을 대표하는 수박 판매가 지난달 말부터 급증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를 비롯한 편의점 등에서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선호도가 높아진 조각 수박과 소·중과 수박을 대거 판매 중이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들은 대규모로 구입하는 유통업자들은 어느 정도 크기와 중량이 돼야 경도와 당도가 높다고 생각해 시장에서는 7~8kg 수박 판매가 주를 이룬다고 말한다. 지난 3월과 5월 저온으로 품위 간 격차가 크게 나지만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수박 상품은 대부분의 당도가 12브릭스를 넘어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유통업체와 도매가 대부분인 가락시장의 수박 트렌드를 살펴봤다.

▲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인 애플수박과 블랙보스 수박.

# 유통업체, 소과·조각 수박 인기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수박 매출에서 5kg 미만의 수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에서 지난해 16%까지 상승했다. 반면 10kg 이상 수박의 매출은 2015년 20.7%에서 지난해 9%로 감소했다.

이 중 ‘까망애플’·‘블랙망고 수박’ 등은 중소과종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으며 ‘나혼자 수박’, ‘반 쪽 수박’, ‘4분의 1 수박’ 등 조각으로 판매하는 수박도 인기 몰이 중이다.

나혼자 수박은 이마트가 2018년 1인 가구를 위해 처음으로 선보인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0% 상승했다. 반쪽 수박과 4분의 1 수박도 매년 꾸준히 신장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상품을 대용량으로 판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구구조에 맞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미니수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애플수박’과 ‘블랙보스 수박’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수박의 평균 중량이 6~9kg 정도라면 애플수박은 약 1kg, 블랙보스 수박은 3kg 내외로 크기는 작지만 맛과 품질이 뛰어나 인기가 많다는 게 롯데마트 관계자의 전언이다.

애플수박은 껍질이 얇고 과육이 탄탄해 식감이 우수하며, 블랙보스 수박은 검은색 과피에 속이 노란 수박으로 맛과 향이 뛰어나다.

또한 수박 모양 투명 용기를 사용해 내부 확인이 가능한 2분의 1통, 4분의 1통, 8분의 1통, 400g 팩 등 다양한 규격으로 조각수박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작은 수박의 수요 증가에 발맞춰 미니흑수박, 베개수박 등의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창용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작은 수박과 조각 수박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겠다”며 “이 상품들이 전체 수박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먹기 편한 적은 중량의 과일 선호가 높아지자 이달부터 소용량 5종을 선보이고 있다. GS더프레시의 지난달 1일부터 지난 8일까지 과일 22종 매출 분석 결과 조각 수박 매출은 지난해 대비 55.8% 늘었다. 반면 통수박 매출은 2.8% 감소했다.

GS리테일이 출시한 수박은 ‘속노란스위트수박’, ‘속빨간스위트수박’, ‘베개수박’, ‘반의반수박’, ‘반의반×2수박’이다. 속노란스위트수박과 속빨간스위트수박은 중량이 3~4kg 내외며 길쭉한 베개모양의 베개수박과 통수박을 각각 4등분, 8등분한 반의반수박, 반의반×2 수박은 그동안의 추세를 감안할 때 인기몰이가 예상된다.

# 가락시장 7~8kg 수박 판매 중심 

가락시장의 경우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 보다 대부분 도매로 판매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소과종의 수박 보다 중심 중량으로 손꼽히는 7~8kg 소비가 주를 이룬다.

2~3년 전 애플 수박, 망고수박과 같은 중소과종에 대한 관심이 반짝 있었지만 크기와 중량이 어느 정도 돼야 당도가 높다는 구매층의 인식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중소과종의 판매는 현재 미미하다.

이석철 서울청과 부장은 “수박 판매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점은 당도와 경도인데 아직까지 대량으로 취급하는 유통인과 납품업체들은 어느 정도 크기가 돼야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난 3월과 5월 저온으로 기형과 발생이 늘었지만 제 시기에 과숙돼 경도와 당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승환 중앙청과 과장은 “수박, 참외, 토마토 등의 과채류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당도”라며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수박의 당도가 대부분 12브릭스 이상이기 때문에 유통업자들이 구매 후 소매과정에서 조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철 한국청과 경매사는 “가락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수박 중량은 7~8kg으로 구매자들이 반입되는 수박의 육질과 당도, 향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일반 수박 대비 당도가 크게 높지 않는 한 가락시장에서 소과 소비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19일 서울청과 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육성 신품종 수박 시장평가회 모습.

한편 농진청, 충북도농업기술원, 전북도농업기술원이 지난 19일 서울청과 회의실에서 ‘국내 육성 신품종 수박 순제로·소형과, 다크호스 시장평가회’를 열었는데 경매사들과 중도매인들은 신품종 수박이 가락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경도와 당도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kg 중량의 속이 노란 로얄블랙, 2.5kg의 과육이 적색을 보이는 블랙위너, 2.5kg의 달코미미니 등은 당도와 품위가 떨어져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또한 일반 수박인 순제로와 흑미수박인 다크호스의 경우 과형과 당도 등이 현재 시장에 반입되는 수박 대비 떨어진다는 평이 이어졌다.

유형선 찬솔농산 대표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한 후 품종을 육성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신품종 수박은 당도가 너무 떨어진다”며 “소비자들과 일대일로 상대하는 유통업체나 마트 등도 당도와 경도가 낮은 중소과종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도매인 이상택 씨는 "미니수박의 당도가 일반 수박 대비 월등해야 선택을 받을 수 있다”이라며 “아직까지 가락시장에서 중심이 되는 중량은 7~8kg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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