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국제축산연구소 공동연구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 에티오피아 닭 모습.

닭 맹장 내 미생물이 환경에 따라 다른 기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국제축산연구소(ILRI)와 공동으로 에티오피아의 다른 환경(온도, 고도 등)에서 자란 닭의 맹장 내 미생물 군집을 비교, 연구하고 해당 미생물군의 생물학적 기능을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는 환경적 다양성이 높은 국가로 이번 연구에 참연한 연구진은 환경 차이가 큰 두 지역 암하라(Amhara)와 아파르(Afar) 닭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대한 메타게놈(어떤 환경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의 총체적인 게놈) 연구를 수행했다.

암하라는 해발고도 33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지역으로 땅이 비옥하고 국가 강수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며 아파르는 해발고도 730m의 저지대로 암하라에 비해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화산 지대에 형성된 지역이다.

연구진이 두 지역에 서식하는 닭의 맹장 내 미생물 군집에 대한 메타게놈 조립 분석을 수행한 결과 각각 7110개(저지대)와 5679개(고지대)의 미생물 유래 유전자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2210개 유전자만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생물을 분류하는 여러 기준 중 하나인 속(屬) 기준으로 살펴보면 저지대 닭에서는 고프로박터(Coprobacter), 지오박터(Geobacter), 크로노박터(Cronobacter)가, 고지대 닭에서는 프리보텔라(Prevotella),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등이 많이 관찰됐다.

또한 고지대 닭에서는 주로 DNA 복제, 재조합, 복원 기능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많았고 저지대 닭은 신호 전달, 아미노산, 지방, 이온 물질의 수송과 대사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많이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고도, 기후 등의 환경에 따라 장내 미생물의 특징적 역할이 다르게 나타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태헌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장은 “온도, 고도 등 환경에 따라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장내 미생물군의 종류와 역할을 이해하면 닭의 환경 적응 상태와 사육환경 평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혁신의 하나로 닭 장내 미생물 조성에 영향을 주는 기후, 사양, 숙주 등 원인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혀 닭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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