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육·과당 경쟁…프리미엄 이미지 훼손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최고급 브랜드 판매방식

프로모션에 대한 이해·학습 필요

수출전략 개선해야

 

2016년 한우 수출이 본격화된 후 3년이 지난 2018년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우에 대한 인지도는 47%인 것으로 나타나 홍보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우수출시장에서 어렵게 진출한 수출업체들은 인지도가 낮은 제품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 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시장은 과당경쟁으로 초기에 수출을 포기하는 업체들도 나왔다.

특히 냉동육을 유통하는 업체들이 나오면서 한우고기의 이미지 하락까지 우려됐다.

이런 초기의 문제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시장의 한계로 고전하던 업체들은 ‘코로나’라는 펜데믹을 겪으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시장, 과당경쟁 왜?

한우고기 수출단가는 2016년 kg당 72.6달러였다. 이듬해인 2017년 단가는 58달러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56.4달러로 연평균 16.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단가와 당시 한우고기 경락가를 비교할 때 2017년부터는 원가 이하의 한우고기가 수출됐다.

홍콩시장에 한우를 수출한지 3년만에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이 심해진 것이다. 실제로 홍콩시장에서 한우고기 과당경쟁으로 초기에 수출을 진행하다 수출을 포기하는 업체도 발생했다.

한우 수출 초기 단계부터 애써온 수출업체 A사의 관계자는 “수출초기에 소위 맨땅에 헤딩을 하면서 시장을 만들어놨더니 후발주자로 들어온 업체들이 가격으로만 경쟁을 하려고 해 한우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해쳤다”며 “일부 업체에서는 한우수출이라는 이벤트에만 집중해 기념사진 찍기에 급급하고 실제 수출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경쟁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냉동육 왜 파나, 고가 브랜드 전략 실패 위기

수출시장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진 문제점은 한우의 냉동육 판매였다. 수출되는 한우고기가 냉장육이었음에도 현지 유통과정에서 냉동육 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실제로 한 수입업체는 한우고기를 운송한 후 자체적인 급랭과 포장과정을 거쳐 판매하는가 하면 일부 식당에서는 남은 물량의 재판매를 위해 냉동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한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만 익숙한 농가와 수출업체가 고가 브랜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시장 판매 전략에 기반한 가격전략을 고수해 과당경쟁이 이뤄졌다”며 “와규가 홍콩시장에 진출할 때 구사한 고급화 전략은 독점권을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 정착으로 이같은 최고급 브랜드들의 판매방식과 프로모션에 대한 이해와 학습이 필요하다”며 수출전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 이중고 겪는 수출업체들

이러한 초기의 문제를 극복하며 한우고기 수출을 이어온 업체들에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 19 발생으로 인한 수출물류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애써온 한우 수출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특히 한우 최대 수출국인 홍콩이 정국불안에 이어 미중 홍콩보안법 충돌로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취소를 압박하는 등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한우 수출업체들은 이같은 국제정세와 수출국의 정세를 차치하고서라도 높은 한우 가격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출업체 B사의 관계자는 “한우 수출에 있어 맛에서는 승리했지만 비즈니스 상에서는 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우 수출 초기에 운송비를 지원한다거나 여러 지원들이 약속됐지만 이렇다할 실질적 지원이 없는 만큼 지속적인 한우 수출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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