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재배면적 감소…가격 상승은 '글쎄'

▲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올해 사과 재배면적이 과수화상병 지속 증가와 수입과일 등에 따른 출하기 가격 약세로 지난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배 또한 농가 고령화와 가격 하락 등으로 2010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 초 저온피해가 발생하면서 생산량도 지난해 보다 감소하고 품위 또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과, 배 재배면적 감소에 따라 추석 사과, 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소비트렌드 변화로 사과, 배 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지난해보다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사과, 배 재배·생산 변화와 추석 수급에 따른 가격동향을 살펴봤다.

# 재배·생산 변화 ‘뚜렷’

통계청에 따르면 사과 재배면적은 2017년 3만3601ha에서 올해 3만1601ha까지 감소했다. 사과 재배면적 감소세는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과수화상병 발생이 매년 증가함에 따라 농가들이 사과 재배를 포기하거나 수요 대비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지지되지 않아 작목을 전환하는 추세다.

도매시장을 비롯한 유통업체에서는 2010년 이후 귀농·귀촌 시 논을 메워 과수원을 만들고 사과를 주로 재배함에 따라 사과 생산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섰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사과 재배면적 감소는 주산지로 널리 알려진 충북, 전북, 경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만9780ha가 재배됐던 경북지역은 올해 1만8708ha로 면적이 3.9% 감소했으며 충북은 4056ha에서 3645ha로 7.2% 줄었다. 전북도 2018년 2643ha에서 2449ha로 9.2% 감소했다.

쓰가루, 홍로, 양광, 후지 등의 사과 가격이 평년 가격보다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해 신품종이나 새로운 작목으로 전환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도매시장을 비롯한 유통업체 바이어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노목 위주의 폐원도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품종별 재배면적 비중은 지난해 기준 만생종 후지가 6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중생종 홍로(17%), 조생종 쓰가루(4%)순이다. 후지 등 특정 품목의 재배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최근 신품종 보급 사업 등의 영향으로 품종 다양화가 진전되고 있다.

후지 품종 중 일반·조숙계 후지는 색택이 선명하고 당도가 높은 착색계 후지로 품종이 전환되고 있으며 홍로 대체품종으로 9월 상순 출하가 가능하고 저장성이 우수한 아리수 식재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8% 감소한 49만1000톤 정도로 보고 있다. 사과 착과수는 저온피해로 지난해 대비 9% 줄고 이중 홍로의 착과 수 감소폭이 가장 크다. 여기에 동록과 기형과 발생도 다른 품종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수는 저온과 충북, 전북, 경북, 경남지역의 우박피해로 지난해 보다 4%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배 재배면적은 9091ha로 지난해 9615ha 대비 5.4%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배 재배면적은 연평균 6%의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 품종별 재배면적 비율은 지난해 기준 중생종 신고가 86%로 가장 높고 조생종 원황은 5%, 기타 품종은 9% 정도다.

배 재배면적 감소는 고령농의 폐원도 있지만 섭취 간편성을 추구하는 과일소비트렌드 변화에 기인한다. 배는 타 과일 대비 과실의 크기가 커서 한 입에 먹기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며 깎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린다는 게 대형마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한 추석과 설 명절의 출하량이 전체 50%를 넘어설 만큼 제수용 과일이라는 인식이 많은 것도 배 소비·재배면적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어 소비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 것으로 농경연은 보고 있다.

한입에 먹기 편하고 과피가 얇은 한아름, 조이스킨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일부 있지만 전체 재배면적 변화에 기인 할 정도는 아니라고 김갑석 중앙청과 부장은 말한다.

올해 배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2% 감소한 15만6000톤 내외로 예상된다. 배 또한 개화기와 수정 시기 저온피해로 생육이 좋지 않으며 수정불량으로 인한 결실률이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기형과 발생률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해 수확기 상품의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기 어렵다는 게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사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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