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식량 안보 중요성 재인식… 위기를 기회로
국제 공급망 차질·이동제한에 노동력 부족으로 식량 위기 경고 지속
식량안보 중요성 인식 크게 증가
외국인 근로자 공급규모 감소
밭작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물류와 인적자원의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세계 농업의 식량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해 식품 수요와 공급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국경봉쇄 조치로 식량 수입 의존국가의 식량안보 문제와 더불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식품 가격 상승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휴교령에 따른 공공급식 중단은 취약계층의 먹거리 공급차질과 관련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또한 농업부문의 핵심 노동력으로 부상한 이주노동자들의 입국 지연으로 농업 부문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농업부문 이주 노동자는 보건서비스 접근이 어려워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것들을 살펴봤다.

# 농업 고용 노동력 감소, 일손 부족 체감 심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내국인 농업 고용노동력 감소로 인한 일손 부족 체감 강도가 높아졌다. 이는 농업노동 투입집중시기인 오는 9~10월에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공급량은 현재 제도권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 공급규모가 감소하고 미등록 외국인 공급 규모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의 외국인 근로자 입국시기가 노동력 투입시기와 일정 부문 맞물려 코로나19로 인한 입국제한으로 제도권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 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현재 상황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출국 후 다시 입국하지 못한 미등록 외국인과 국외에서 여행비자 등으로 입국해 한시적 근무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미등록 외국인의 입국제한으로 전체적인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 공급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이 655농가를 대상으로 농업인력 애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밭작물과 과일·과채 품목에서 인력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지난해 동월 대비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게 전반적으로 비슷하다고 느꼈으나 지난 5월에는 지난해 보다 인력 수급이 어렵다고 느꼈다.

밭작물과 과일·과채 품목 농가는 4월에 인력 수급이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54.6%, 51%였으나 지난 5월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9%, 79.1%로 상승했다.

밭작물과 과일·과채 농가는 인력소개소와 지인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어려웠다고 응답한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를 통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제한·지연 등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보다 기존의 비공식적 고용 경로를 통해 고용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어려움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 농업·농촌 중요성 인식 커져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바뀌었다.

농경연이 지난 5월 전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70세 미만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이후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과 수요 변화를 조사한 결과 국민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비중은 67.6%,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69.5%, 식량안보가 중요해졌다고 응답한 비중은 74.9%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중요해졌다고 응답한 비중은 ‘변화없다(28.7%)’는 응답과 ‘덜 중요해졌다(3.6%)’는 응답 비중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중요해졌다고 답한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중요해졌다고 응답한 비중도 전체 응답자 중 69.5%로 ‘변화 없다(27.6%)’는 답과 ‘덜 중요해졌다(2.9%)’는 응답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농축산물 안전성을 ‘더 고려한다’는 응답 비중은 48.6%로 도시민의 절반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농축산물 안전성에 더 민감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기 농경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국토 환경·생태계와 경관 보전, 농촌사회와 전통문화 보전, 농촌공동체 연대 등과 같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수출제한 등으로 인한 국제 공급망 차질, 감염과 이동제한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식량 위기 경고가 지속됨에 따라 식량안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농리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모바일 수출상담회를 전개하고 있다.

# 농식품 수출 온라인 마케팅 강화

코로나19는 농식품 유통구조도 바꿔 놓았다. 특히 언택트(비대면) 소비 성향이 늘면서 온라인 유통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는 비단 국내 유통뿐만 아니라 농식품 수출에서도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소비 지형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고 국내 농식품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오프라인 홍보사업을 비대면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규제 강화와 항공 운항 축소, 현지 오프라인 소비 위축 등으로 비대면 마케팅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 중이다.

온라인 박람회에서 추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모바일 상담도 알선하고 있다. 또한 바이어와 수출업체 간 일대일 상담을 주선하고 원활한 상담을 위해 찾아가는 통역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 코로나19로 인해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농식품부와 aT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과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인삼, 깻잎과 같은 기능성 케이-푸드의 수출 확대를 위한 기능성 식품단을 지난 4월 22일 킥오프 화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세계 건강식품 시장규모는 올해 1600억 달러를 향해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국내 시장 규모도 2018년 기준 2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수출지원단은 농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한국식품연구원, aT 등 정부와 유관기관이 참여해 우리나라 농식품의 기능성을 입증할 관련 정책, R&D(연구개발), 임상실험, 해외공동연구 등 각 기관의 역할과 특성을 살려 활동하고 있다.

aT는 국내 연구기관이 발굴한 우수한 기능성 소재들을 대상으로 수출지원을 총괄하고 16개 해외지사를 통해 국가별로 상이한 기능성식품 등록절차, 시장동향, 제도변화 등 관련정보 제공과 해외시장 특화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더불어 해외지사를 활용해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상담 전에 온라인 웹 상세페이지 제작, 상담회 참여 바이어 대상 제품 소개, 샘플 배송 등으로 상담회를 적극 지원 중이다.

신현곤 aT 식품수출이사는 “상담회에 참여한 수출기업과 바이어 간에 지속적인 교류가 이어지는 등 참가기업의 만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온라인 케이-푸드 상담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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