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 급증…농업 디지털화
농산물 온라인화로 위기 대비해야
농업가치 새롭게 조명
코로나19 위기 또 다른 기회로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지난해 12월 1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의 사회, 경제, 문화 등을 마비시키고 있다.

‘세계는 BC(Before 코로나)와 AC(After 코로나)로,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개편될 것’이라는 말처럼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새롭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로 촉발된 뉴 노멀(New Normal),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큰 변화를 요구 받고 있으며, 대한민국 농업도 다르지 않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대한민국 농업 곳곳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다.

졸업·입학식 등 각종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 소비가 감소했고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에 공급됐던 친환경농산물의 판로가 막혀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체하면서 외식업계가 극심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농촌 관광객의 급감으로 농가의 수입원이 감소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농식품 수출시장 역시 항공편 축소와 운송비 상승 등으로 악화됐다. 특히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고용허가제 인력 등 8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영농철을 앞두고 농업·농촌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농식품 소비행태도 변화시켰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을 통한 식품구매가 어느덧 대세가 됐다.

이에 대해 노은정 동국대 산학협력교수는 코로나19가 가져올 소비행태의 변화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온라인 전이 현상 △선택재였던 상품들이 필수재로의 귀환 현상 가속화 △소비패턴과 구매패턴의 언밸런싱(unbalancing) 패턴 △제조이력과 유통과정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식품 이력추적(traceability) 적용 확대 △홈팜(Home Farm)시장의 성장 등을 꼽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농업부문에 미친 영향에 대해 유영봉 제주대 교수는 “과거 국제사회의 농업에 대한 위험은 기후변화나 동물 질병 등의 국부적 위험발생에 대해 국제사회의 협력과 비위험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해결했다면, 이번 코로나 위기는 세계적인 대규모 경제적 제한 조치 하에 지역적 고립 속에서 국가 내부의 자체 위험관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간의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자체적으로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함께 국가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위험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危機)’는 위태로움을 뜻하는 ‘위(危)’자와 기회를 의미하는 ‘기(機)’자의 합성어다. 즉 위기란 위험이기도 하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농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하지만 이를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농업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강조한다.

이미 변화는 일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농업’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도시민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이후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과 수요 변화’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도시민 10명중 7명 가량이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졌다(67.6%)’,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69.5%)’, ‘식량안보가 중요해졌다(74.9%)’라고 응답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농업·농촌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가 경제를 회복·반등시키는데 기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발전 기회를 찾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 공급망 체계 변화로 인한 식량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적정 생산기반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입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함께 비대면 시대에 대응한 농업의 디지털화와 농산물 유통의 온라인화를 추진하고 저밀도 사회에 농촌이 대비할 수 있는 대책과 함께 교육·문화·보건과 같은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와 주거·일자리 등 농촌 공간을 계획적으로 개발하는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 농업은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원으로써 농업인은 물론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까지와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본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 농업은’ 제하의 기획을 통해 코로나19가 농축산업 부문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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