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가격·안정 위해 소비 활성화 대책 마련해야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토종닭은 생애 주기별로
요리할 수 있는 강점
삼계시장 적극공략 계획
품종개선·균일도 문제 해결 주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토종닭 등 토종종자에 대한
정책 지원 필요

지난해 유례없는 가격 하락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토종닭 시장이 올해는 가격 상승과 지지가 동반되며 복 시즌에 접어든 현재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같은 안정세가 소비 활성화로 인한 것이 아닌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은 사육 농가들이 입추 수를 줄여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되면서 입추 수가 늘면 가격 하락 현상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종닭 소비 촉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올해 시세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

한국토종닭협회에서 발표하는 토종닭 산지도계시세에 따르면 본격적인 복 시즌을 앞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토종닭 시세는 kg당 3000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복성수기 kg당 1100원, 극성수기인 7월과 8월 kg당 2241원, kg당 1678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5~2배가량 오른 수치다.

겉보기에는 토종닭 가격이 크게 상승해 산업 전반의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업계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토종닭 가격의 강세가 소비 증가 때문이 아니라 입추 수가 줄어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종닭협회의 분양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기준 사육 마릿수는 평년 동기 1538만 마리 보다 약 7% 감소한 1429만 마리로 나타났으며 종계 월별 사육수와 병아리 월별 사육수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토종닭 시세가 상승하고 가격이 지지되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가격 하락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입추 수를 줄인 영향이 크다”며 “최근 시세가 좋은 것을 보고 농가들이 입추 수를 늘려버리면 가격 하락 현상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격 경쟁력 확보 등 소비 활성화 대책 필요

토종닭 가격의 강세와 안정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산업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토종닭 업계는 토종닭협회를 중심으로 군, 대형 외식 업체 등에 납품을 추진하는 등 신시장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종닭의 품질이 우수하다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육계와 토종닭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통업체 등에 토종닭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토종닭을 우수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문정진 토종닭협회장은 “토종닭은 생애 주기별로 요리를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앞으로 토종닭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삼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품종 개선, 균일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토종 종자 지키기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

종자 주권 시대를 맞아 토종 종자의 가치와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토종닭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문정진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위원장 위성곤) 주관으로 열린 ‘21대 국회가 해결해야 할 농정과제’ 토론회에 참석,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토종닭 등 토종종자에 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문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종자 주권 확보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우리 종자인 토종닭 산업 발전을 위한 법령 개정과 지원 사업이 폭넓게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토종닭 산업 발전에 필요한 △소규모 도계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토종닭 순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지원 △매년 위축되는 토종닭 소비에 대한 확산 기반 마련 △토종닭 자조금 설치 △가금산물 중량제 유통기반 구축 등 주요 현안 해결에 힘을 보태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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