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엄마가 칭찬하는 이유식…연매출만 126억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프롤로그>

FTA(자유무역협정), 고령화 등 농업 환경변화는 한국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필요로 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식품·외식산업의 새로운 추세는 농식품분야에 있어 또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농업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접목,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이에 본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농식품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우수 벤처·창업인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①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농업회사법인

지리산 산골에서 제철 재료와 지역 농산물로 이유식을 9년 동안 만들어온 3명의 아기 아빠 오천호 씨(39세). 천호 씨의 또 다른 모습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아식품 브랜드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이하 에코맘)’의 대표다.

아기의 몸과 마음 모두에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게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고 보면 아기 아빠인 오 대표가 부모의 마음을 담아 만든 프리미엄 이유식 에코맘의산골이유식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은 각별하다.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원료로 대한민국 엄마들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는 우수한 품질의 이유식을 생산, 연매출 126억 원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에코맘을 소개한다.

▲ 에코맘산골이유식은 롯데백화점 등 전국 14개 오프라인 매장과 롯데마트 19개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안산점내 매장 모습.

# 고향에서 창업의 꿈을 보다

경남 하동 출신의 30대 젊은 창업인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오천호 대표.

지금은 성공한 젊은 사업가로 각광받고 있지만 오 대표가 처음부터 창업을 꿈꾼 건 아니었다. 대학에서 피부미용을 전공한 그는 2000년 졸업 후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몇 년 뒤 외국 화장품을 수입해 파는 사업을 시작, 연 매출 7억~8억 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 죽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화장품이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기 때문에 친환경, 유기농 제품에 관심이 많았어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 문구처럼 친환경이 금방 트렌드가 됐죠. 이 흐름이 식품 산업에도 적용될 것 같아서 2010년 서울 압구정역 근처에 죽집을 차렸습니다.”

오 대표는 “당시 죽을 사가면서 항상 간을 하지 말아 달라는 단골 손님이 있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아기 이유식으로 줄 거라고 답했다”고 회고했다. 1~2년 후 잘 될 것라 확신했던 죽사업은 무리한 확장으로 실패라는 쓴 맛을 보았고 기댈 곳이 고향뿐이라는 생각에 지금의 하동군으로 귀향했다.

고향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죽집 단골 손님이 떠올랐다. 간을 하지 않은 죽은 이유식으로 쓸 수 있고 마침 고향에는 친환경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았다.

오 대표는 “아기가 먹는 이유식은 재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 고향에서 나는 친환경 식재료로 이유식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 창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2012년 4월 사업자등록을 하고 3명으로 에코맘을 시작했다. 생산 라인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당시 평소 친분이 있었던 분께 이유식 사업을 설명하고 공장을 빌렸다.

특히 에코맘이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 배경에는 초기 자본의 안정적인 조달과 각종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2015년은 오 대표에게는 특별한 해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농림수산식품 창업 콘테스트’에 참가해 창조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정부의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 제도와 연계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같은해 ‘이달의 6차산업인’에도 선정돼 정부로부터 우수제품 유통·판로, 홍보 지원 등 다양한 혜택도 받으면서 제품군 확대와 함께 경영적으로도 안정을 찾게 됐다.

# ‘먹는 것이 곧 몸과 마음이 된다’는 원칙

“먹거리가 아기들의 몸과 마음을 이루는 바탕이 된다고 믿습니다. 모든 아기들이 건강한 끼니를 이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이유식 공동육아를 책임지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먹는 것이 곧 몸과 마음이 된다’. 이는 오 대표의 소신이자 에코맘 이유식의 원칙이기도 하다.

사실 이유식은 간을 하지 않아도 되고 조리가 복잡하지도 않다. 결국 아기에 맞는 가장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이에 오 대표는 “무엇보다 제철 재료, 가까이에서 난 먹거리, 제대로 농사지은 것을 찾아 이중 아기가 먹기 좋은 것을 다시 추리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에코맘은 제품에 사용하는 식재료의 85% 이상이 국내산이다. 자연 환경이 깨끗하기로 유명한 하동군 반경 30km 안에서 생산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활용해 이유식, 산골간식 등 영유아 가공식품을 제조&#8231;판매 하고 있다. 재료는 유기농 농산물을 중심으로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하는데 2012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5개 농가였던 계약재배 농가가 지금은 70여농가로 늘었다. 지난 3월에는 50억 원을 투입해 진공저온조리라인과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시설을 갖춘 제2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 기술력이 경쟁력이다

에코맘 이유식이 까다로운 부모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탄탄한 시장기반을 다져가고 있는데는 꼼꼼한 재료 선정과 함께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에코맘은 현재 기술특허 등록 7건 등 총 16건의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다. 재료의 안전성과 차별화된 기술로 생산된 이유식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본다.

그 예로 오 대표는 “한 고객은 1년 반 동안 이용하고 ‘이제는 후기를 남겨도 되겠다고 판단해 글을 쓴다’고 전하며 ‘아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쓰기도 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대표적인 핵심 기술로 ‘진공저온조리기술(Sous-vid)’을 꼽을 수 있다. 과일·채소·육류 등은 맛과 영양을 살리기 위한 재료별 적정 온도가 있다. 이러한 온도를 유지하며 진공상태에서 조리하게 되면, 재료의 영양을 지키면서 맛도 살릴 수 있다. 이에 에코맘은 재료에 맞는 진공저온조리기술을 적용, 영양 만점의 이유식을 생산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에코맘이 개발한 보온·보냉 기능을 갖춘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용 상자는 상자 안쪽에 은박발포지와 에어캡(일명 뽁뽁이)이 부착돼 있어 이유식의 신선도뿐만 아니라 에코맘을 환경까지 생각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해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오 대표는 “이유식을 배송할 때 사용되는 스티로폼 상자가 버리기 아깝다라는 주부들의 목소리를 듣고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보온·보냉 상자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 제품군 확장을 통한 판로 다변화 추구

에코맘은 현재 250여종의 영유아 단계별 이유식을 기반으로 한 ‘에코맘산골이유식’을 비롯해 아이간식류 전문 브랜드 ‘산골점빵’과 하동군 평사리에서 생산된 친환경 쌀 ‘산골米’를 시장에 론칭하는 등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현재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아울렛 등 전국 14개 오프라인 매장과 롯데마트 19개점에 입점해 있다. 자사몰과 모바일앱 회원도 20만여 명에 달한다.

에코맘의 고객은 국내 소비자로 한정되지 않는다. 국산 농산물로 만든 이유식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게 매우 이례적이고 어려운 일이지만 2017년부터 해외 수출도 준비,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 17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엔 오프라인 매장도 오픈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세계인이 대한민국에서 자란 건강한 농산물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며 “수출한다는 자체가 우리나라 유기농 농산물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활동이기도 해 앞으로 더욱 신경 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기 이유식이나 간식 이외 실버푸드 사업에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먹는 음식이 이유식이고 생애 마지막에 먹는 음식도 죽이라는 생각에서다.

오 대표는 “고령화시대에 스스로 몸을 돌볼 수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는 음식의 시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이유식을 노인 식사용으로 만들어 판매할 예정인데 연구·개발을 마치고 생산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식에서 고령친화식품으로 사업군을 확장, 이유식사업를 비롯해 수출, 가정간편식, 실버푸드 등 사업 다각화로 생애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브랜드로 발전하는 에코맘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 ‘에코랜드’ 하동지역 랜드마크로

에코맘은 지역의 농산물과 우수한 기술을 접목,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제는 자신이 받은 것 이상을 지역에 되돌려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출발이자 오 대표의 소망이 ‘에코랜드’ 건설이다.

에코랜드란 팜핑(Farm+Camping), 쌀박물관(체험&#8231;관광), 요양병원으로 구성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험관광 중심의 테마마을이다.

오 대표는 “깨끗한 환경의 우수한 농산물로 바른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저의 다짐에 지역 농업인들도 공감하며 사업에 큰 도움을 주셨다”며 “이제는 ‘에코랜드’로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지역농업인들에게 보답하려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 창업성공 포인트

- 고객층의 가치 판단기준을 잘 읽어라

- 좋은 제품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본다

- 외연 확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 오 대표가 농식품 예비창업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농촌과 함께 이유식·실버푸드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자식과 소비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농업 혹은 창업을 한다는 것은 소비자가 처한 문제나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본인 인생에 가치 있다고 판단했을 때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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