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크게 키워 선호부위 비중 늘려야


안심·가슴살 등 재고처리 난항

소비 확대책 필요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닭날개 부분육 제품 모습.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닭날개 부분육 제품 모습.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개인 취향 존중 등의 이유로 국내 치킨 시장이 통닭에서 닭다리, 닭날개 등 부분육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부분육 제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육계 계열업체나 1차 육가공 업계의 경우 가슴살과 안심 등 비선호 부분육을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닭고기 부분육 시장의 흐름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부분육 시장에 몰두

1인 가구 증가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부위를 섭취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국내 치킨 시장도 이에 발맞춰 부분육 시장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이전부터 닭다리와 닭날개로 이뤄진 콤보세트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교촌치킨의 경우 전체 매출 비중의 60% 이상을 부분육 메뉴에서 올리고 있으며 후발 주자로 나선 BBQ, BHC치킨과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부분육 신제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11문화 등으로 인해 통닭 소비가 많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치킨 업체에서 닭 한 마리로 만들어진 프라이드치킨이나 양념치킨의 매출이 컸다그러나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통닭으로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져 부분육 메뉴를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금 비싸더라도 이왕이면 맛있는 부위를 먹자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날개와 다리 등 선호 부분육을 찾는 소비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부분육 시장의 성장 이면에는

부분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 이면엔 이른바 비선호 부분육을 처리하지 못한 육계 계열업체와 1차 육가공 업계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닭의 경우 다리와 날개뿐만 아니라 가슴살, 안심 등 다양한 부분육으로 나눠지는데 선호도가 높은 다리와 날개는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한 반면 비선호 부위인 가슴살과 안심 등은 재고가 넘쳐 처리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승복 참프레 부장은 부분육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선호 부위에 대한 수요만 많기 때문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육계 계열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업체별로 가슴살 등 비선호 부위 재고 물량이 매우 많은 상황이며 소시지를 만들거나 너깃류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소비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되지 않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부장은 “1차 육가공 업계도 닭을 사와 날개와 다리만 소진하게 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부분육 공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비선호 부위를 가져가는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제품 판매가 저조해 재고 물량이 느는 등 전반적으로 애로가 많다고 덧붙였다.

 

#부분육 시장 안정화 위해 닭 크게 키워야

관련 업계에서는 비선호 부분육 재고가 많이 쌓이자 소비 활성화를 위해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가슴살 등 비선호 부분육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나서 실제로 캔 제품, HMR(가정간편식) 등 다채로운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그러나 몸 만들기를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 등 일부에서만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 소비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닭의 중량을 현재보다 늘려 부분육 시장의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서재 체리부로 전무는 현재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사용하는 닭의 중량은 보통 1.3~1.5kg인데 이 상태에서 해체를 진행하게 되면 닭날개(윙봉)는 약 9%, 닭다리(복채)는 약 10% 수준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닭 한 마리를 해체하더라도 날개와 다리 등 선호 부분육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1/4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닭을 크게 키워 날개와 다리의 중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무는 미국과 일본, 태국 등지에서는 닭을 2.2~2.5kg까지 키운 후 도계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계절적 특성상 닭의 성장이 더뎌 대닭으로 키우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계사 현대화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닭의 중량을 늘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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