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사양관리·각종 질병 관리가 농가소득과 직결… 철저히 신경써야


한우

결함우 발생건수 증가세
출하 이전·운송·계류·도축 등
과정서 문제 발생 커
10년간 근출혈로 인한 손실금액
약 252억2800만 원에 달해



닭전염성기관지염·뉴모바이러스 등이
대표적 질병
양계농가의 소득 저하 주요인
바이러스형 확인하고
알맞은 백신 사용하는 것이 중요

돼지

구제역 백신 영향 등으로 이상육 발생
접종부위 반응 중 육아종에 주목해야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이호동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과 환절기를 맞아 출하, 사양관리, 각종 질병 관리 등에 있어서 축산농가의 마음은 여느 때 보다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집중호우, 태풍 등이 한꺼번에 몰아닥쳐 전국적인 피해를 입히면서 더욱 그렇다. 한 해를 결산하는 시간이 다가오면서 소득관리도 중요한 시기가 됐다. 축산농가의 소득에 주로 영향을 주고 있는 현장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해결책 등을 모색해본다.

 

# 근출혈, 매년 증가세 이어져

한우는 추석을 앞두고 출하가 집중적으로 몰린다. 출하 이전, 운송, 계류, 도축 등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빈도상 더 발생할 소지가 큰 게 사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근출혈, 근염, 외상 등 결함우의 발생건수는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을 분석해 보더라도 이들 결함우는 전체 등급판정마릿수에서 20173.10%, 20183.44%, 지난해 3.85%로 증가했다. 해당연도의 판정마릿수와 결함우마릿수는 2017년 742536마리, 23299마리, 2018년736354마리, 25293마리, 지난해 765297마리, 29750마리를 각각 나타냈다.

근출혈은 도축의 방혈상태가 양호하지 못했을 경우 근육 조직 중 모세혈관이 파열, 출혈로 인해 발생한 조그만 암적색의 얼룩무늬 반점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운송과정의 스트레스는 물론 도축과정에서 실신 후 방혈시간이 지체되는 경우 발생하기 쉽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외부적, 물리적 자극이나 각종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되는 근출혈의 원인에 대해선 여전히 이해당사자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근출혈을 포함한 결함우 발생률이 최근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01.69%였던 결함우 발생률은 20162.82%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3.85%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농가 손실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육가공 중 발견되는 결함우로 인해 유통업체의 손실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근출혈로 인한 손실금액은 약 25228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근출혈은 발생 원인이 명확히 규명 되지 않아 손실을 입은 농가가 특정 도축장을 기피하거나 가공 중 발생하는 하자육으로 인한 유통업체의 손실, 도축장과의 분쟁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 닭 소모성 질병, 생산성·소득 저하 야기

닭에게서 발병하는 소모성 질병은 양계농가의 소득 저하를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IB에 걸린 닭 기관지.
IB에 걸린 닭 기관지.

주요 질병으로는 닭전염성기관지염(IB), 뉴모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가금산물 생산성 저하는 물론 심각할 경우 폐사에 이르게 하는 등 농가에 많은 피해를 끼친다.

환절기 닭에서 많이 발병하는 IB의 경우 농가에 직접적인 생산성 저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이다. IB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 발생은 1986년에 공식 확인됐다.

이 질병은 중추 이하의 병아리에는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고 산란 병아리의 경우 수란관 생성에 손상을 줘 계란 생산 능력을 상실하게 한다. 또한 산란 중인 닭에서 발병할 경우 연각란, 무각란, 기형란, 산란 저하 또는 정지 등의 산란 이상 증세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육계가 IB에 감염될 경우에는 설사, 신장염 등의 증상을 보이며 호흡기 후유증으로 대장균 등이 복합 감염돼 만성 폐사가 이어지는 문제점을 낳는다.

특히 IB는 호흡기를 통한 전파력이 대단히 빠른 질병으로 2015IB가 발생한 경기도 포천의 한 육계농가의 경우 IB가 주변 농가로 확산될 것을 우려, 해당 농가의 육계 43000마리를 원통형 저장조에 매몰처분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IB는 호흡기형과 신장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 형별 백신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바이러스형을 확인하고 알맞은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IB의 경우 백신으로 100% 사전 예방이 어렵기 때문에 축사 환기, 소독, 차단방역 등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1992년 국내에서 처음 발병 사례가 확인된 뉴모바이러스도 양계농가에 피해를 주는 질병이다.

뉴모바이러스에 걸린 닭이 낳은 탈색란.
뉴모바이러스에 걸린 닭이 낳은 탈색란.

이 질병 역시 IB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감염된 닭에서는 보통 재채기, 콧물, 안면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산란계에서는 산란 저하와 탈색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뉴모바이러스가 양계농가의 소득 저하 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감염 후 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몇 주만 지나면 면역 기능이 사라져 재감염되는 것은 물론 계군내에서도 순환 감염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돼지 이상육과 소모성질병 여전히 문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의 주요 가축전염병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지난해 9월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했다. 발생건수는 14건이다. 양돈농가에서 모두 14건 발생했다. PED(돼지유행성설사)137, 돼지단독 13,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26건이 각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PED의 경우 2018221건에 비해 발생건수가 크게 감소했지만 충남, 전북에서 주로 많이 발생했다. PRRS201723, 201829, 지난해 26건 등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돼지 병성감정 진단 실적은 6245건으로 2018년의 7366건과 대비해선 1121건이 감소했다.

돼지는 구제역 백신의 영향 등으로 이상육 발생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박선일 강원대 교수는 구제역 백신으로 인한 이상육 발생은 접종부위반응(ISR) 중 육아종에 대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보조제 종류와 양 등을 비롯해 접종방식의 문제 등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 독일의 경우 접종 돼지의 15~20%에서 육아종이 형성됐고 대한한돈협회가 지난해 12157개 농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작용 사례에서도 이상육 발생률이 49.9%로 집계됐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돼지에서 이상육 발생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연간 도축 1700만 마리 기준으로 최소 800억 원에서 최대 29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이동 중 스트레스 줄이고 보상책 마련 필요

정부, 산학연 연구용역 결과 등을 살펴보면 근출혈 원인은 사육에서는 육성기에 농후사료를 적량 급여하지 않거나 비육 말기 혈압을 상승시키는 염류를 과다 섭취한 경우, 체중 측정 출하 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로 압축할 수 있다.

출하와 수송 단계에서는 상차 마릿수가 많아 소의 스트레스가 과중되는 경우, 험로나 고속도로 주행 운반 시 차체가 많이 흔들려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장기간 차상계류로 인해 충분한 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등이다. 도축과정에서는 계류장의 형태가 케이지계류가 아닌 집단 계류일 경우, 계류장에 소음이 많고 조명이 일정하지 않는 경우, 타격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 타격 후 방혈까지의 시간이 2분을 초과하는 작업장일 경우 등으로 추려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각 단계의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중국 농협사료 컨설팅지원단 한우지원팀장은 농가 사양관리 중 소 근출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료급여 방식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먼지 등으로 공기가 깨끗하지 못하거나 주변이 시끄러운 농장에서는 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과격한 행동을 하다 발생하는 사고 등으로도 근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근출혈 발생원인에 대한 정밀조사 시행 후 발생 감소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도축장과 출하농가에 감소 방안을 교육해야 한다근출혈 발생원인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만큼 농가에게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 아닌 근출혈 발생을 줄이고 농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 마련을 위해 고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근출혈과 관련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작업도 선행돼야 하지만 근출혈에 대한 농가 보상방안 등에 대해서도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조사된 발생 건수 외 발생원인이 불명확한 근출혈까지 포함해 전체 마릿수에서 근출혈 발생 비율을 약 2%로 잡았을 때 지난해에만 총 15305마리의 한우 근출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손실비용은 약 612200만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한 손실비용 보상 방안에 대해 출하농가와 도축장, 자조금이 1마리당 손실처리 적림금을 조성하는 등 상생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근출혈 보상은 NH농협손해보험의 근출혈 보상보험이 거의 유일하다. 마리당 출하자 2700, 출하처 2700, 공판장 2800원을 조성해 총 8200원의 보험료를 매달 납입한다. 근출혈 발생이 늘어나면서 보험료 대비 보상금액이 과다해 보험 적자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대비 37.8%를 인상한 금액이다.

한우업계의 한 전문가는 근출혈 보상보험 금액 인상에서 보듯 근출혈은 발생율이 계속 늘어나면서 농가들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고 있다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백신 개발도 신경써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닭에서 발생하는 여러 질병들이 농가 경영과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정부 주도로 효과가 우수한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뉴모바이러스의 네 가지 유전형 중 닭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A형과 B형이며 국내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독백신이 마련돼 있다. 특히 A형과 B형은 교차 방어가 가능해 백신을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형에 상관없이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뉴모바이러스의 일반 소독제에도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평소 주기적인 소독을 실시하고 특히 발병이 많은 환절기에는 소독에 신경을 더 써야 하며 백신 지원을 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해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장은 현재 현장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질병 바이러스를 바로 반영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미흡한 상황이며 사용하고 있는 백신 중 일부는 바이러스와 상동성이 부족한 것이 많다질병 문제가 아니더라도 공급 과잉 문제 등으로 가금 농가의 소득이 저하되고 있는 만큼 정부 주도로 효과가 좋은 백신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으며 농가에서도 질병 예방을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상육 해결에 무침주사기 효과

양돈현장에선 이상육 등 구제역 백신 접종의 문제점과 해결책으로 피내 접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구제역 백신 외에도 PRRS백신이나 PCV2(써코) 백신, 흉막폐렴 등에서도 무침 피내 접종 방식이 효과를 내고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권성균 선진브릿지랩 원장은 동물 복지 측면과 목심 이상육 발생 감소, 돈육내 주사침 잔류 방지 등 돈육 안전성 향상을 위해선 무침 피내 주사기가 효과적이라며 주사침에 의한 질병 전파와 오염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지역의 한 양돈농가는 무침주사 시스템을 도입한 후 골머리를 앓던 이상육 발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호성 전북대 교수는 최근 이상육의 해결방법으로 주사기 개발과 피내주사용 백신 개발 등이 포함된 피내주사법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피내주사법DMS 아직 개선해야 하는 면이 많지만 최근 질병 발생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백신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에 생산자와 방역당국, 연구자가 함께 노력해 백신의 투여방법 개선을 통한 이상육 저감이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PRRS는 바이러스 변이 때문에 백신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관리되는 양돈장과 그렇지 못한 농장으로 양극화 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농장의 인식제고와 안정화가 더욱 필요하다“PCV2는 정부지원을 통한 백신 보급으로 효과를 본 대표적인 백신으로 최근 PCV2a, b, c, d까지 다양한 바이러스가 나타나 백신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다른 질병 감염의 단초가 되는 양돈질병으로 백신 의무정책이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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